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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도난 허위신고는 그래도 봐줄 만'…보험사기 백태

지난해 금융감독원과 수사기관에 적발된 보험 사기 혐의자는 8만명을 넘고 사기금액은 6천억원에 육박했다. 그만큼 사기 유형도 다양했다.
가장 충격적인 사례는 보험금을 타내려고 외국인 아내를 살해한 사건이었다.
A씨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 6년간 외국인 아내 명의로 11개 보험사에 26건의 사망보험에 가입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자동차 조수석에 아내를 태운 채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갓길에 주차한 차량을 고의로 추돌했다.
아내를 죽이기 위해서였다.
A씨는 현장에서 아내가 사망한 뒤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사고현장의 CCTV 분석으로 덜미가 잡혔다. A씨가 사고지점 400m 앞에서 상향등을 켜 전방 상황을 살피고서 추돌 직전까지 수차례 핸들을 조작하는 등 고의 추돌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A씨는 결국 쇠고랑을 찼다.
B씨는 출고된 지 오래되지 않은 고가 자동차를 중고로 매입해 고액의 자동차보험(자기차량 담보)에 가입했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뒤 도난당했다고 허위로 신고해 보험금 4천100만원을 받았다가 수사망에 걸렸다.
일가족이 가담한 사례도 있었다.
전직 설계사이자 조직폭력배인 C씨는 일가족 11명과 짜고 246개 보험계약을 체결한 후 허위·과다 입원으로 보험사기극을 벌였다.
C씨는 10여 년간 고혈압·위궤양 등 입원치료가 불필요한 경미한 질병으로 입원을 반복하면서 26개 보험사로부터 17억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겼다.
C씨 일가족은 대부분이 무직임에도 개인당 59만~192만원의 보험료를 매월 납입했다. 사기행각을 벌여 받아낸 보험금 중 일부를 보험료를 내는 데 쓰기도 했다.
병원장이 직접 보험사기극을 벌인 사례도 있었다.
병원장인 D씨는 허가받지 않은 60개 병상을 추가로 설치한 뒤 환자 60여명의 장기·반복 입원을 묵인하거나 방조하는 수법을 썼다.
D씨는 환자들이 23억3천만원의 보험금을 받는 과정에서 도움을 줬다.
이 병원은 그 대가로 46억5천만원의 건강보험금을 부당하게 챙겼다.
D씨가 원장으로 재직한 병원은 환자를 소개해준 택시 기사에게 환자의 입원일수에 따라 3만~5만원씩의 소개비를 주기도 했다
E씨는 화장실에서 넘어져 두개골 골절 및 뇌출혈 진단을 받은 후 장애가 있는 것처럼 연기하다가 쇠고랑을 찼다.
그는 이전에 가입한 보험 계약상 신경계·정신행동 장애 판정을 받으면 고액의 보험금이 나오는 점을 악용해 장애가 있는 것처럼 가장했다.
그는 장애 판정을 받기 위해 난간을 잡지 않고서는 계단을 오를 수 없고 혼자서 옷을 입고 벗을 수 없는 것처럼 연기해 1억3천만원의 보험금을 챙기려 했다.
지난해 적발된 보험사기 금액은 총 5천997억원, 관련 혐의자는 8만4천385명에 달했다. 생명보험과 1년 이상 장기 손해보험금을 노린 사기 범죄가 크게 늘었다.
금감원은 의심되는 사례를 목격하면 금감원 보험범죄신고센터(☎1332, insucop.fss.or.kr)나 보험회사로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speed@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