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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전 원톱'낙점 지동원, 기회가 왔다

아우크스부르크 공격수 지동원(24)이 31일 뉴질랜드전에서 원톱으로 출격한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27일 우즈베키스탄전(1대1 무) 직후 기자회견에서 지동원의 선발기용을 시사했다. 우즈벡전 전반 이정협이 왼쪽 눈두덩이 찢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굳이 무리하지 않았다. 소집된 대표팀 엔트리에서 전형적인 원톱 자원은 이정협과 지동원 2명이었다. 지동원을 조기투입하는 대신 2선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던 구자철을 원톱으로 끌어올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발목 부상이 있는) 지동원을 뉴질랜드전에 원톱으로 출전시키기 위해서는 이정협의 교체 멤버로 무리하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소집한 지동원의 기량과 움직임을 가장 좋은 상태에서 제대로 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지동원에게 이번 슈틸리케호 소집은 그간의 부진을 털고 '골잡이의 자격'을 증명할 기회다.

지동원은 지난 겨울 도르트문트에서 아우크스부르크로 완전이적했다. 부상으로 지난 시즌 내내 제대로 뛰지 못했다. 지난해 말 '기회'를 찾아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했다. 모처럼의 귀국, 연말 휴가 때도 쉬거나 놀지 않았다.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괌에서 나홀로 비밀특훈을 실시했다.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고 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후반기 마르쿠스 바인지를 아우크스부르크 감독은 지동원을 믿고 쓰고 있다. 9경기(7선발)에서 521분을 뛰었지만 아직 골맛을 보지 못했다. 지동원의 마지막 골은 정확히 14개월 전이다. 아우크스부르크 임대 시절인 지난해 1월 25일 도르트문트 원정에서 기록한 짜릿한 동점골 이후 골이 없다.

A대표팀에선 2010년 12월 30일 시리아와의 평가전에서 데뷔전 데뷔골을 기록한 이후 8골을 기록했다. 2011년 9월 2일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레바논전 6대0 대승때 2골을 터뜨린 이후 침묵했다. 국제경기에서의 골은 23세 이하 대표팀으로 구성된 '홍명보호'의 2012년 런던올림픽 잉글랜드와의 8강전에서 기록한 선제골이 마지막이다.

그러나 최근 부진에도 지동원의 잠재력에 대한 지도자들의 믿음은 확고하다. 바인지를 감독은 지동원의 잠재력을 믿고 있다. 독일 일간지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동원을 향한 희망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공격수가 경기력을 회복하는 건 한순간"이라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지동원을 택했다. "부상으로 출전 기회가 적었다. 특히 도르트문트에서 출전 기회를 보장 받지 못했다.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한 뒤 최근 7경기 중 6경기에 선발로 뛰었다. 이번 평가전에서 기량을 직접 확인할 것"이라는 말로 지동원을 택했다.

지동원은 공격수이지만 헌신적인 선수다. 위아래, 좌우로 많이 뛰며 공간을 창출하고 동료에게 연계하고 수비에도 적극 가담한다. 지동원은 큰 키에도 불구하고 빠른 발, 영리한 축구센스를 가졌다. 첫 소속팀 전남이나 대표팀에서도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 자원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이때문에 '원톱' 포지션에서는 활동량보다 골을 넣는데 집중하는 효율적인 경기운영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종종 나온다. 이타적인 플레이도 좋지만 좀더 욕심을 부려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지동원은 슈틸리케호 소집 직후 인터뷰에서 '원톱' 포지션에 대한 질문에 "그동안은 경기에 관여해야만 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원톱 스트라이커를 보면서 기다림이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 팀을 위해 묵묵하게 뛰고, 찬스가 왔을 때 결정을 해주어야 하는 자리다. 계속 배우고 있다"고 답했다. 골에 대해서는 "대표팀에는 허리와 수비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소속팀보다는 좋은 찬스가 더 오지 않을까 싶다.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A매치의 자신감은 소속팀에서의 자신감으로 직결될 수 있다. 지동원이 안방에서 익숙한 A대표팀 동료들과 함께 부활의 날개를 펼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