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K리그 개막 D-2]12개 구단 '캡틴'들의 천태만상

한국축구의 간판 스타였던 안정환 MBC 해설위원은 경기 중계 때 "주장은 경기 중인 그라운드에서는 또다른 감독이라 생각하고 플레이어를 통솔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한다.

이처럼 축구의 주장은 또다른 감독이라 불린다.

주장은 경기장 밖에서도 코칭스태프와 선수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할 정도로 막중한 자리다. 아무리 스타급 선수라도 주장 완장이 주어지면 무게감을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다.

2015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에서도 '캡틴들의 열전'이 뜨겁게 펼쳐진다. 한 해 장기 레이스를 끌어가야 하는 프로리그 주장의 비중은 더 크면 컸지 과소평가 될 수 없다.

각양각색의 개성으로 구성된 12개 구단의 캡틴. 그들 만의 세계도 적잖이 흥미롭다.

▶최고령 이동국, GK 주장 유 현 눈길

올 시즌 주장 12명의 평균 나이는 30.4세다. 지난 2011년 16개 구단 시절 평균 나이 29.63세보다 많다. 당시 프로축구 주장의 나이가 낮아지는 추세였는데 올해는 다시 높아진 것이다. 이 가운데 최고령은 현존 한국축구 간판 골잡이 이동국(36·전북)이다. 이동국은 올해 예상 득점왕 1순위로 손꼽힐 만큼 최고의 공격수다. 주변의 기대로 인한 부담감도 적지 않을텐데 주장 완장까지 기꺼이 떠안았다. 최연소 주장이 무더기로 포진했다는 점도 올 시즌 특징이다. 27세 주장이 고명진(FC서울) 오반석(제주) 이경렬(부산) 임선영(광주) 등 4명이나 된다. 이들의 프로필에 기재된 출생월까지 따지면 1988년 5월생인 오반석이 진짜 최연소인 셈이다. 이동국에 이어 황지수(34·포항) 김두현(33·성남) 등이 주장 고참급에 속한다.

포지션 별로 살펴보면 수비수와 미드필더가 나란히 5명이다. 흔히 주장하면 수비수가 많은 게 그동안 추세였는데 올해는 살짝 달라졌다. 이밖에 홍일점 포지션은 공격수 이동국과 골키퍼 유 현(인천)이다. 특히 골키퍼 주장은 드물다. 이운재 올림픽대표팀 GK코치가 전남 시절(2011∼2012년) 주장을 한 적이 있다. 과거 대표팀에서도 주장 완장을 차고 그라운드에 나선 골키퍼들이 있었다. 이운재를 비롯해 최인영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은 "골키퍼를 주장으로 하는 데 주저함이 있다. 독일대표팀 주장이었던 올리버 칸의 경우 주심에게 어필하기 위해 70∼80m를 뛰어나와야 했다. 이는 비효율적이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김도훈 인천 감독은 유 현을 선택했다. 누가 뭐래도 인천에서 가장 월등한 수비 멤버는 유 현이기 때문이다. 고참급 선수 가운데 인천 팀에 가장 익숙한 선수 역시 유 현이다. 2부리그(챌린지)에서는 수비수 백종환과 공동 주장을 맡은 강원 GK 황교충이 있다.

▶연임 성공한 주장 전문가들

올시즌 또다른 특색은 연임에 성공한 주장들이 수두룩하다는 점이다. 최고참 주장 이동국을 비롯해 황지수 김치곤(울산)이 3년 연속 주장 완장을 차게 됐다. 염기훈(수원)과 윤원일(대전) 방대종(전남)은 2년 연임에 성공한 경우다. 특히 염기훈은 연임 기록으로 보면 이동국 황지수 김치곤에 한 끗 차이가 나지만 통산 경험으로 보면 최다 주장 전문가다. 염기훈은 2011년 6월 시즌 도중 분위기 쇄신을 위해 최성국으로부터 완장을 이어받은 이후 2012∼2013년 병역의무를 위해 경찰청 소속으로 뛸 때에도 주장을 맡았다. 김치곤도 2009년 FC서울, 2011년 상주 상무에서 주장을 한 경험이 있어 염기훈에게 밀리지 않는다. 성남으로 옮긴 김두현은 2013년 수원에서 주장을 맡은 경험을 살려 이적생 주장이 됐고, 임선영(광주)은 2014시즌 후반기에 이어 반연임에 성공한 케이스다. 그런가 하면 새내기 주장은 오반석 이경렬 고명진인 가운데 고명진은 지난해 부주장에서 주장으로 승진했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