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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양상문 전훈 결산 '한나한, 믿고 기다린다'

LG 트윈스는 4일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를 마쳤다. 지난달 16일 출국, 미국 애리조나 1차 캠프를 거쳐 일본으로 이동, 약 50일에 달하는 전지훈련을 끝냈다.

큰 부상자가 나오지 않은 가운데 알차게 계획 대로 일정을 소화했다. 양상문 LG 감독은 소득과 숙제를 안고 5일 귀국한다.

▶한나한 어떻게 봐야 하나

잭 한나한은 오키나와 2차 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실전 경기에 한번도 나가지 않았다. 종아리 근육통 때문이다. 그는 2일 선수단 보다 먼저 귀국, 정밀 검사를 받았다.

양상문 감독은 "검사 결과 큰 이상은 없었다. 훈련을 제대로 따라오지 못해 걱정스런 부분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한나한이 3루를 맡아주어야 우리가 구상한 베스트9이 완성된다"고 말했다.

한나한은 메이저리그에서 600경기 이상을 뛴 베테랑 내야수다. 수비 능력은 이미 빅리그에서 검증된 수준이다. 양 감독이 우려하는 부분은 그의 능력이 아니라 정상적인 팀 훈련을 따라오지 못한 것이다. 그는 "한나한이 이맘 때는 몸을 빨리 끌어올리지 않는다고 한다. 시범경기에서 10경기 정도만 출전한다면 시즌을 시작하는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한나한이 애리조나 1차 캠프에서 보여준 타력도 LG가 영입 검토 단계에서 봤던 것 보다는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했었다. 홈런 같은 장타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간결한 스윙이 인상적이었다.

한나한이 자신의 불안요소를 떨쳐버리기 위해선 시범경기에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잘된 점

LG가 이번 전훈 캠프에서 얻은 수확은 부상자 없이 1,2차 캠프를 물흐르 듯 마쳤다는 것이다. 1차는 체력 위주로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2차에선 연습경기로 실점 감각을 키웠다. 베스트 멤버가 나온 일본 프로야구팀(야쿠르트 주니치 요미우리 요코하마)과의 4차례 연습경기에서 1승1무2패를 기록했다. 양상문 감독은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자신의 페이스를 잘 유지했다. 2차에서 긴 해외 전훈으로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부분이 있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아쉬운 점

양 감독이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 뽑은 건 효율적인 득점력이다. 그는 올해 연두 시무식에서 주자 3루시 득점에 대한 부분을 야수들에게 주문했다. 무사 또는 1사 3루 상황에서 100% 득점에 도전하자고 했다.

LG는 오키나와 캠프 연습경기에서 이 부분에 주목했다. 하지만 지난 2일 삼성전(2대5 패)에서 두 차례 만루 상황에서 점수를 뽑지 못했다. 지난달 26일 일본 요코하마전에서도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졌다.

LG는 이번 전훈 과정에서 최승준 김용의 등의 타격감이 좋았다. 기존 주전들의 뒤를 받힐 백업 선수들의 공수 능력이 향상된 건 분명하다. 하지만 이들이 28일 시작하는 실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만 LG는 정말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2차 캠프 MVP는 최승준

LG의 이번 1차 캠프 MVP는 포수 유강남이었다. 2차 캠프에선 1루수 최승준이 MVP에 뽑혔다. 최승준은 1,2차 캠프를 통해 가장 기복없이 컨디션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말없이 훈련에만 매진했다.

양상문 감독은 최승준을 이번 시즌 정성훈의 1루 백업으로 기용할 생각을 갖고 있다. 만약 정성훈이 3루수로 출전할 경우 1루수 선발은 최승준이다.

최승준은 연습경기를 통해 공수에서 안정감을 보였다. 선구안이 좋아졌다. 거의 매경기 안타를 생산했고, 수비에서도 크게 흠잡을 데 없었다. 동산고 출신인 그는 지난 2006년 신인 2차 지명 7라운드 51순위로 LG에 입단했다. 거의 무명으로 지내다가 지난 시즌 말미에 1군에 콜업,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클러치 능력이 좋았다. 득점권 타율이 4할4푼4리였다.

▶시범경기에서 풀어야 할 숙제

양상문 감독은 7일 시작하는 시범경기부터 다시 고민을 해야 한다.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있기 때문이다. 전훈 캠프를 시작하면서 가졌던 두 가지 숙제를 시범경기를 통해 풀고 마쳐야 한다.

양 감독은 "우리가 어떻게 해서든 아웃카운트 하나를 주더라도 한 베이스를 더 진루하는 효율적인 공격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 말은 무사 또는 1사 주자 3루시 득점 확률을 더 끌어올린 다음 시즌 개막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 LG는 공백인 4~5선발 주인공을 정해야 한다. 양 감독은 "아직 미정이다. 시범경기가 다 끝마치고 정해야 할 것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지금까지 선발 후보군에는 임지섭 장진용 유경국 임정우 신동훈 등이 올라서 경합을 벌여왔다. 양 감독이 빨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건 이들 중에서 크게 앞서 있는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