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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개막 D-4]40대 감독의 전성시대, 사슬 처럼 얽힌 그들의 세계

지난해 초 '할배 감독'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박종환 성남 감독(77)과 이차만 경남 감독(65)이 등장했다. 이 감독은 15년, 박 감독은 8년 만의 그라운드 복귀였다. 기대가 컸다. 그러나 두 '할배 감독'은 시도민구단의 한계와 세월의 벽을 넘지 못하고 도중하차했다. 시즌을 채우지 못했다.

2015년 K리그 감독 지형도가 바뀌었다. '40대 기수론'이 만개했다. 올 시즌 12개 클래식 감독 가운데 40대는 무려 9명이다. 반면 50대는 3명 뿐이다. 60대 이상은 단 한 명도 없다. '최고령'은 56세인 최강희 전북 감독이다. 최고령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젊다. 김학범 성남 감독(55)과 윤성효 부산 감독(53)이 '넘버 2, 3'다. 그리고 40대다. 기존의 황선홍(47·포항) 서정원(45·수원) 최용수(44·서울) 감독에 6명이 새롭게 가세했다. 조성환(45) 윤정환(42) 김도훈(45) 노상래(45) 감독이 각각 제주, 울산, 인천, 전남의 지휘봉을 잡았다. 챌린지(2부 리그)에서 클래식 승격을 일군 조진호 대전 감독(44)과 남기일 광주 감독(41)도 당당한 40대 초반이다.

'감독 열전'은 어느 해보다 다채롭다. 40대 감독들의 경우 동시대에 그라운드를 누볐다. 인연이 사슬처럼 얽혀 있다.

▶위, 아래 중심은 최용수 감독

'위, 아래' 인연의 중심은 최용수 감독이다. 2011년 서울의 지휘봉을 잡은 그는 올시즌 '막내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여전히 소장파지만 어느덧 5년차 클래식 사령탑이다. 최용수 감독은 2012년 K리그를 제패하며서 40대 감독 바람을 몰고왔다.

인연과 악연이 교차하고 있다. 무지개 빛이다. 최강희 감독과는 앙숙이다. 최용수 감독은 지난해 전북에 '절대 1강'이라는 꼬리표를 선물했다. 최강희 감독이 반발하며 "부잣집 도련님의 넋두리치고는 엄살이 심하다"고 꼬집었다. '절대 1강'과 '부잣집 도련님'의 살벌한 싸움, 올해도 '말의 홍수'는 계속된다.

올림픽과 월드컵 인연도 사방으로 퍼져있다. 최용수 감독은 황선홍 감독과는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월드컵, 서정원 감독과는 1998년 프랑스, 윤정환 감독과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과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동고동락했다. 황선홍 윤정환 감독과는 J리그를 함께 누볐고, 서정원 감독과는 안양LG의 공통분모가 있다.

이 뿐이 아니다. 조진호 감독과는 친구다. 윤성효 감독은 중-고-대학 선후배다. 김학범 감독과는 사제지간이다. 윤성효 감독의 경우 수원 감독 시절 최용수 감독의 킬러였고, 김학범 감독은 지난해 FA컵 결승전에서 최용수 감독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그래서 더 뜨겁다. 양보는 없다. 생존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사령탑의 자존심 대결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새로운 피의 인연

클래식 무대에 발을 들인 윤정환 조성환 남기일 조진호 노상래 김도훈 감독은 클래식 초보 사령탑이다. 이들간에도 실타래처럼 얽혀있다.

윤정환 감독은 조성환 감독, 남기일 감독과 함께 부천SK에서 활약하며 '니포축구'를 배웠다. 니폼니시 감독의 제자들이다. 또 윤정환 감독은 남기일 감독과는 중, 고교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남기일 감독은 올시즌 우승후보로 울산을 꼽으며 선배에 대한 예우를 확실히 하고 있다. 윤정환 감독은 김도훈 감독과는 성남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조성환 감독, 노상래 감독, 김도훈 감독은 사조직으로 맺어진 사이다. 정재권 한양대 감독, 최문식 올림픽대표팀 코치, 김인완 20세 이하 대표팀 코치와 함께 만든 70년 개띠 모임 '견우회' 멤버다. 재밌는 것은 이들이 징크스로 얽혀있다는 점이다. 전남은 제주를 상대로 8경기 연속 무승, 인천을 상대로는 22경기 연속 무승이다. 노상래 감독은 친구를 상대로 '징크스 탈출'을 선언했다.

40대 감독들이 득세하며 스승과 제자가 그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최강희 감독은 서정원 감독과 수원 시절, 조성환 감독과는 전북 시절, 사제의 연을 맺었다. 김학범 감독은 성남에서 김도훈 감독을 지도했다. 김성원 박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