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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돋보이는 배구…정규리그 4연패 달성한 삼성화재

"왜, 돋보이고 싶어?"
남자 프로배구 삼성화재 사령탑 신치용(60) 감독이 작전시간에 선수들을 일깨우고자 자주 꺼내는 한 마디다.
개인의 욕심을 억누르고 팀으로 뭉친 삼성화재가 2014-2015 V리그 정상에 올랐다.
삼성화재는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원정 경기에서 승리해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 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2011-2012시즌부터 정규리그 4연패에 성공한 삼성화재는 11시즌째 열린 V리그에서 통산 7차례나 정규리그 우승컵을 들며 최강팀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고비는 많았다. 국가대표 라이트 박철우가 2라운드 초반인 지난해 11월 입대했고, '박철우의 대안'으로 꼽은 김명진도 부상에 시달렸다.
세터 출신 황동일이 라이트 자리에 서는 상황도 생겼다.
2012-2013시즌 종료 후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리베로 여오현, 은퇴한 수비형 레프트 석진욱(현 OK저축은행 코치)의 공백도 여전했다.
신치용 감독은 시즌을 시작하며 "정규리그 우승은 무리한 목표다"라며 "2·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부를 노리는 게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년간 쌓아온 삼성화재의 조직력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코트 내에서 화려함을 뽐내는 삼성화재 선수는 '쿠바 특급' 레안드로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뿐이었다.
그러나 이기적인 선수는 없었다.
레오는 "내가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조명을 받지만 유효 블로킹을 하고, 수비를 하고, 세트를 하는 선수가 있기에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며 "삼성화재는 공격수가 힘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진 팀"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삼성화재는 리베로 곽동혁을 중심으로 탄탄한 수비를 펼쳤고, 노련한 세터 유광우는 레오가 높이와 힘을 과시할 수 있도록 공을 올렸다.
곽동혁은 디그 부문 3위(세트당 2.58개·이하 2일 현재)에 오르며 '숨은 주역'으로 떠올랐다.
유광우는 세트당 11.8개의 세트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비득점 부문'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동료의 헌신에 레오는 득점 1위(1천216점), 공격종합 2위(성공률 56.6%)에 오르는 막강 공격력으로 화답했다.
사실 삼성화재는 "외국인 공격수에 의존도가 크다"는 비판과 함께 '몰방 배구의 원조'라는 비아냥에도 시달렸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크로아티아 특급' 안젤코 추크(2007∼2008년)와 '캐나다산 폭격기' 가빈 슈미트(2009∼2012년)에 이어 '쿠바 특급' 레오까지 입단 당시에는 다른 구단 외국인 선수에 비해 명성이 떨어졌던 공격수를 영입해 팀에 최적화된 선수로 키워냈다.
이제 삼성화재에 대한 비판은 부러움 혹은 질투로 해석된다.
삼성화재의 다음 목표는 챔피언결정전 8연패다.
지난 시즌 한국 프로스포츠 최초로 7시즌 연속 우승에 성공한 삼성화재는 챔프전 직행에 성공하며 한결 여유롭게 대업에 도전한다.
개인의 욕심을 누르고 팀으로 뭉친 삼성화재는 한국 프로스포츠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팀이 됐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