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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15세이상 여성 모두 `성적·물리적 폭력` 피해'

터키의 15세 이상 여성은 모두가 성적 또는 물리적 폭력의 피해자라는 조사가 나왔다고 터키 일간 휴리예트가 2일(현지시간) 경찰청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경찰청이 발간한 가정폭력 교육용 자료에 따르면 설문 결과 모든 여성은 15세 이후 성적 또는 물리적 폭력에 노출됐다고 답했다.
이들에 폭력을 행사한 남성은 배우자와 연인을 비롯해 자신의 가족과 친척, 남편의 가족, 학교 또는 직장 동료 등 가까운 관계에 있는 남성이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15세 미만의 여성도 7%가 성범죄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기혼 여성 가운데 42%는 성폭행과 물리적 폭행을 모두 당했으며 39%는 물리적 폭행, 15%는 성폭행, 4%는 정신적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여성 10명 중 1명은 임신 중에도 물리적 폭행을 당했다고 답했으며, 폭행을 당한 여성 10명 중 3명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의 절반은 경찰이나 비정부기구 등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밝혀 공식 통계보다 피해가 만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조사대상 여성 4명 중 1명은 남편이 직장을 다니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고 23%는 남편이 강제로 일하지 못하게 한 것으로 나타났다.
터키의 고질적 사회문제인 여성의 폭행 피해는 지난달 남부 메르신에서 마을버스 기사가 마지막으로 남은 승객인 여대생을 성폭행하려다 저항하자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을 계기로 심각성이 공론화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이스탄불의 최대 번화가인 탁심에서는 성범죄를 여성의 옷차림 탓으로 돌린 일부 친정부 인사들의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남성들이 짧은 치마를 입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아울러 터키 정부는 최근 가정폭력을 예방하고자 결혼 면허제를 도입한 관련 법령을 개정했다. 이 법령은 "혼인신고 신청자는 선서 진술서와 결혼 면허증을 제출해야 한다"고 규정했으나 구체적인 발급 절차나 양식 등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터키 일간 사바흐는 지난달 경찰청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가정폭력 피해 여성은 모두 11만8천14명이며, 이 가운데 사망자는 133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justdust@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