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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 체력·멀티 플레이…'캡틴 기' 없었다면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나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기성용(26·스완지시티)이 없다면 어땠을까.
아마 대표팀이나 축구팬으로서는 꿈에서라도 상상하기 싫은 상황일 것이다.
기성용은 26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준결승전까지 매 경기 선발로 나서 한국의 '중원 사령관'이자 '캡틴'으로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한국이 27년 만에 결승에 오르는 데 공을 세웠다.
한국 대표팀에서 이번 대회 치른 5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출전한 선수는 기성용, 박주호(마인츠), 김진수(호펜하임) 뿐이다.
특히 기성용은 이날 이라크와 경기에서 한국이 2-0으로 여유롭게 앞선 후반 추가시간 교체되기 전까지 한순간도 빠짐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는 '강철 체력'을 과시했다. 5경기 모두 풀타임을 뛴 김진수 다음으로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했다.
소속팀 스완지시티에서도 주축 선수로 자리 잡으며 대부분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는 가운데 대표팀에서도 몸을 불사르고 있는 것이다.
그저 출전하는 것을 넘어 기성용은 본연의 임무인 공수 조율와 정확한 패스는 물론 여러 경기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나 날개 공격수로 올라가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의 선수단 운영을 원활하게 돕고 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 연장전에서는 슈틸리케 감독에게 측면 공격수 변신을 직접 제안한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AFC가 조별리그 베스트 11에 그의 이름을 포함하고, AFP통신이 이번 대회 '최고의 선수' 5명 중 하나로 그를 꼽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첫 경기인 지난해 10월 파라과이와의 평가전 당시 나이나 경력, 기량, 위치 등 여러 면에서 적임자라는 판단에 기성용에게 주장을 맡겼던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대회 기간에는 아예 그를 정식 주장으로 선임했다.
대회 초반 잦은 주축 선수의 이탈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대표팀이 흔들릴 때 그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의 중심을 잡으며 한국을 55년 만의 우승 문턱까지 인도했다.
2013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최강희 전 국가대표팀 감독과 당시 대표팀을 비방하는 말을 남겨 비판받던 시절에는 느낄 수 없던 중량감이 더해져 이제 그는 모든 면에서 한국 축구의 얼굴이라 부를 만하다.
4년 전 4강에서 아쉽게 돌아섰던 기성용이 '아시안컵 우승 주장'으로 이름을 올리기까지 이제 한 경기만이 남았다.
songa@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