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님아, 그 강을…' 다큐 영화 첫 300만 돌파

노부부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이하 '님아')가 결국 일을 냈다.
25일 이 영화 공동 배급사인 대명문화공장과 CGV아트하우스에 따르면 '님아'는 이날 오후 3시52분을 기준으로 누적 관객수 300만408명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워낭소리'가 세운 흥행기록(292만)을 5년 만에 깬 것으로, '님아'는 개봉 29일째인 이날 '워낭소리'를 제치고 역대 다큐멘터리 흥행 1위 자리를 거머쥐었다.
지난달 27일 개봉한 '님아'는 개봉 7일째 상업 영화의 '천만 관객'에 비견되는 10만 관객을 넘어선 데 이어 입소문을 타고 흥행몰이에 나서 개봉 15일째 '인터스텔라'와 '엑소더스: 신들과 왕들'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님아'는 개봉 18일째 100만 관객을 돌파하고 6일 뒤 다시 200만 관객을 넘어선 데 이어 마침내 이날 300만 관객을 넘으며 한국 독립영화사를 새로 썼다.

'님아'의 흥행 비결은 무엇보다 주인공인 98세 조병만 할아버지와 89세 강계열 할머니가 보여주는 진정한 사랑이 세대를 초월해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 낸 데 있다.
76년간 해로하며 작은 배려를 아끼지 않는 노부부의 모습이 '썸 타다'(호감 있는 상대와 연인이 되기 전 핑크빛 감정을 주고받는 관계를 뜻하는 속어)라는 용어가 유행할 정도로 남녀간 만남과 사랑이 가벼워진 세태에 전하는 울림이 컸다.
초반부터 입소문을 탄 '님아'는 영화를 본 20대 관객이 "부모님에게 보여드리고 싶은 영화"라며 부모의 영화표를 예매하는 것으로 이어지며 관객층을 넓혀갔다.
영화평론가 정지욱씨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실버영화로 그 자리에서 멈춰버린 게 아니라 가족영화로 확대가 되면서 관객층을 잡았다"며 "올바르고 행복한 노년에 대한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아울러 극장체인 CGV의 아트영화 전용관 CGV아트하우스가 공동 배급을 맡으며 다른 독립영화에 비해 안정적인 배급망도 흥행에 힘을 보탰다.
독립영화로서는 이례적으로 186개의 스크린으로 시작한 '님아'는 한때 800개가 넘는 스크린을 차지한 데 이어 '국제시장'과 '기술자들', '호빗: 다섯 군대 전투', '상의원' 등 연말 기대작이 맞붙은 현재 520개 스크린(24일 기준)을 보유하고 있다.
'워낭소리'가 한자릿수에 불과한 스크린에서 시작해 차근차근 스크린을 확대해 나간 것과는 분명히 다른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님아' 제작진은 CGV 아트하우스 측에 다양성 영화를 상영하는 아트하우스에서의 '님아' 상영관을 줄여달라는 이례적인 요청을 하기도 했다.
한경수 PD는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처음에 많은 관객이 찾아줘서 얼떨떨했는데 어느 순간 보니까 '님아'가 다양성을 해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님아' 열풍이 불면서 덩달아 주인공 할머니에 대한 일반의 관심도 높아져 할머니의 안전을 우려한 진모영 감독 등 제작진이 "할머니를 찾아가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님아'는 대목으로 꼽히는 연말 극장가에서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어 이대로라면 역대 다양성 영화 최고 흥행작인 '비긴 어게인'(340만)의 기록을 넘는 것도 시간 문제로 보인다.

hanajjang@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