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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식 훈련, 이전 대표팀과 무엇이 달랐나

지루할 틈이 없다. 강도 높은 훈련에 선수들의 입에선 단내가 난다. 선수들은 다채로운 슈틸리케식 훈련에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60)이 제주도에서 K-리거를 비롯해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활약하는 28명의 태극전사들에게 자신의 축구를 이식 중이다. 패스부터 전술과 조직력 구성까지. 섬세함이 기존 대표팀 훈련과 다른 느낌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선수들에게 '나눔 학습'을 시킨다. 공격진, 수비진, 골키퍼를 따로 분리시켜 훈련한다. 기존에는 모든 선수들이 자신의 포지션을 지키면서 함께 전술 훈련에 동참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철저하게 포지션별 분리 운영을 하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생각하는 축구'를 하게 만든다. 각 훈련를 진행할 때마다 그 훈련의 의미를 설명한다. 가령, 기존에 단순히 삼삼오오 모여 공을 돌리는 훈련도 '탈압박'이라는 의미를 부여한다. 패스를 논스톱과 투터치로 정해주고 다양한 상황에서 상대의 압박을 벗어날 수 있는 요령을 습득하게 한다. 공격 전개 과정에선 논스톱 패스를 강조했다. 논스톱 패스를 강조하면 자연스럽게 선수들이 활발하게 움직여야 패스 플레이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패스한 뒤 '제2의 동작'까지도 주문했다.

움직임은 슈틸리케 감독이 제주 특훈에서 내고자 하는 성과인 조직력 향상의 기준이다. 다른 포지션과의 균형을 유지하고, 볼을 소유하면서도 빠른 공수전환을 이룰 수 있는 것을 얘기했다. 먼발치에서 선수들을 바라보던 슈틸리케 감독은 카를로스 알베르토 아르무아 코치를 통해 메시지를 전파했다. "많이 움직여라. 그냥 서 있지 마라."

또 측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소집 2일차 훈련에는 미니게임 형식에서 측면 공격수들의 공간을 확보해준 뒤 공을 어떻게 측면 공격수까지 연결하는지를 지켜봤다. 이어 측면 공격수들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올라오면 골문을 흔드는 골결정력 향상 효과까지 노릴 수 있는 훈련을 감행했다.

반복 숙달 훈련은 스트레칭과 공빼앗기 뿐이었다. 나머지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훈련이었다. 특히 지난 네 차례의 A매치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부분 전술로 극복하려는 훈련이 돋보였다.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공격수들의 패턴 플레이도 맞춰보고,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 가담시 나머지 선수들의 커버 플레이 등 문제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또 좁은 공간 활용법도 조련 중이다. 22명의 선수들을 한 쪽 진영에 몰아넣고 두 개의 공을 이용한 이색 훈련도 18일 펼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첩된 상황을 만들려고 한다. 다양한 상황에서 대응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상황 대처 능력을 길러 좁은 공간에서 활동량과 민첩성 모두를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