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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영화상] 청룡영화상 노미네이트로 본 2014 한국영화 트렌드

제35회 청룡영화상 후보가 결정됐다. 2014년 한국영화는 힘을 보여줬다. 쟁쟁한 외화 대작 속에서도 역대 최다관객 영화를 배출 하는 등 지난해의 호황을 이어갔다. 쟁쟁한 후보군 속에 팬들과 영화 관계자들의 선택을 받아 수상 후보를 배출한 영화들. 제35회 청룡영화상 후보작들을 통해 2014년 한국영화 트렌드를 짚어봤다.

▶여전했던 남풍(男風)속 반격 나선 여배우들

지난해 청룡영화상 후보작들은 남자 배우 강세장이었다. 류승룡을 앞세운 영화 '7번방의 선물'이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베를린'(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관상'(송강호 조정석 이정재 이종석 백윤식), '설국열차'(송강호), '신세계'(최민식 황정민 이정재) 등 남자 배우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들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올해도 남풍은 거셌다. 최민식 류승룡 조진웅 등을 앞세운 '명량'이 한국영화 역대 최다 관객을 돌파했다. 송강호 곽도원 임시완을 전면에 내세운 '변호인' 역시 올 초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이선균 조진웅을 앞세운 '끝까지 간다'는 제67회 칸 영화제 '감독주간' 부문에 공식 초청을 받으면서 "매우 정교하면서도 유쾌한 작품으로 신선한 자극을 준다"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밖에 '제보자', '신의 한수', '군도', '나의 독재자', '친구2', '타짜-신의손' 등도 남자배우들의 존재감이 컸던 영화들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잠시 숨죽였던 여배우들은 조용한 반격에 나섰다. 스무살 심은경을 원톱으로 내세운 '수상한 그녀'는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던지며 800만 관객을 훌쩍 넘겨 흥행 대박을 기록했다. '우아한 거짓말'도 여배우들의 힘을 보여준 영화였다. 김희애를 중심으로 고아성 김유정 김향기 등 차세대 한국 영화를 이끌 신선한 연기파 여배우들이 합세해 감동의 드라마를 완성했다. '한공주'는 천우희란 여배우를 재발견한 작품이었고, '도희야' 역시 배두나 김새론 등 여배우들의 힘이 잘 녹아있는 수작으로 호평받았다. 전도연은 '집으로 가는 길'을 눈물의 열연으로 이끌며 '역시 전도연'이란 찬사를 받았다. 손예진은 '공범'과 '해적'이란 전혀 다른 장르를 오가며 전혀 색깔의 연기력을 뿜어대며 크게 주목받았다. 이밖에 임지연(인간중독), 이솜(마담뺑덕), 이하늬(타짜-신의손), 류혜영(나의 독재자) 등도 올 한해 한국영화가 발굴해낸 소중한 여배우 자산 목록이었다.

▶장르의 다양화 속 대작 사극 강세장

한국영화계는 분화된 사회적 다양성을 반영하듯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대거 선보였다. '변호인', '제보자', '집으로 가는 길' 등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 큰 주목을 받았다. '우아한 거짓말'과 '해무', '공범', '나의 독재자', '마담뺑덕', '인간중독' 등 인간의 극한 감정을 섬세하게 다룬 수작들도 대거 배출됐다. '타짜-신의손', '신의 한수', '끝까지 간다', '수상한 그녀' 등 영화의 기본인 재미와 치밀한 구성을 동시에 갖춘 흥미진진한 작품도 많았다. '한공주', '족구왕', '도희야', '잉투기' 등 독창적인 시각의 작품성 있는 영화들도 평단의 큰 주목을 받았다.

가장 큰 기억으로 남는 사실은 역시 대작 사극의 강세였다. 사극 내에서도 코드와 장르가 분화되는 추세다. '명량', '군도', '해적' 등 블록버스터 사극 '빅3'가 여름 성수기 시장을 놓고 뜨거운 한판 승부를 벌였다. 메가 히트를 기록한 '명량'과 더불어 코믹 어드벤처 '해적'은 깜짝 놀랄만한 흥행기록을 세우며 전혀 다른 측면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하정우 강동원 이성민 조진웅 마동석 윤지혜 등 스타군단이 힘을 모은 '군도'는 한국형 무협 액션 블록버스터로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