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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형 내보낸 KIA '투수 보호가 더 중요했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IA 타이거즈와 4년 계약을 한 외야수 이대형(31)이 단 한 시즌만 치르고 제10구단 KT 위즈 유니폼을 입는다.
무엇보다 올해 KIA 주전 중견수로 활약한 이대형이 20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빠졌다는 점이 놀랍다.
KT 위즈는 28일 보호선수 20인외 지명을 마쳤다. 9명의 선수 중 가장 눈길을 끈 건 단연 이대형이었다.
이대형은 지난해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고 LG 트윈스를 떠나 KIA와 4년 최대 24억원(계약금 10억원, 연봉 3억원, 옵션 4년 최대 2억원)에 계약했다.
2013년 LG에서 백업 선수로 밀렸던 이대형은 KIA 이적 후 첫 시즌인 올해 타율 0.322·75득점·22도루를 기록하며 'FA 모범생'으로 평가받았다.
KT조차 이대형이 20인 보호선수 명단에 빠지리라 예측하지 못했다.
KT 관계자는 "사실 보호선수 외 지명 시뮬레이션을 하며 KIA에서는 다른 선수를 뽑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그런데 보호선수 명단을 받아보니 이대형의 이름이 빠져 있더라. 고민할 필요 없이 이대형을 택했다"고 밝혔다.
KIA로서는 각오했던 결과다. KIA 관계자는 "재활 중이거나 젊은 투수를 보호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대형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뺐다"며 "사실 우리도 KT가 이대형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걸 알고 마지막까지 고민했는데 우려한 결과가 나왔다"고 털어놨다.
KIA 관계자는 "내년에는 144경기를 치른다. 풍부한 투수진이 성적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봤다"며 "상대적으로 외야 자원은 풍부한 편이어서 이런 선택을 했다"고 설명을 더했다.
KIA는 부인하지만, 김기태 신임 감독이 부임하자마자 벌어진 일이라 김 감독이 "이대형을 중용할 뜻이 없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감독은 LG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끌던 2012년 시즌 초 이대형을 주전으로 썼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대주자 혹은 대수비로 기용하는 횟수가 늘었다. 2013년 이대형은 주전 자리에서 완전히 밀려났고, 시즌 종료 후 LG를 떠났다.
김 감독이 보호선수 명단 20인을 작성할 때 '2014년의 이대형'보다 '2012·2013년 LG 시절의 이대형'을 떠올렸을 가능성도 크다.
KIA가 이대형을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KT는 상상하지 못했던 '대어'를 낚았다. 타 구단 관계자도 "이대형이 KT로 갈 것이란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이대형을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았다면 성사가 됐을 것"이라고 놀랄 정도였다.
KIA는 각오했지만, 전력 손실을 감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서울을 떠나 고향 광주로 온 이대형은 단 한 시즌만 치르고 수원으로 향한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