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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의전훈련중 4중 추돌사고' 책임은…논란 확산

경찰이 지난주 자동차전용도로에서 의전 행사 예행연습을 하는 과정에서 차량 4중 추돌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책임 소재를 놓고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24일 열린 강신명 경찰청장의 출입기자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경찰은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파주 자유로에서 의전 행사 준비 차 야외기동훈련(FTX)을 하던 중 제한속도 90㎞/h인 자유로를 달리던 차량을 세웠고, 갑작스러운 정차 명령에 일반 차량 4대가 정지하다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차량이 고속 주행하는 도로 한복판에 차량 4대가 사고로 멈춰 서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는데도 경찰은 후속 사고를 막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없이 자리를 떠 훈련 대열에 합류했다.
당시 경찰은 외국 귀빈의 방한을 앞두고 의전 차량이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일반 차량과의 거리를 떨어뜨리는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청장은 "당시 경찰관이 현장에서 사고를 당한 운전자의 안전을 확보하려는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측면이 있으며, 자리를 떠나며 다른 경찰에 사고 내용을 통보하지도 않은 것 같다"며 당시 상황을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사고가 발생한 것은 운전자가 안전 거리를 확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현재로선 사고 발생 자체에 대해 경찰이 책임질 것은 없다는 뜻을 밝혔다.
훈련뿐만 아니라 사고나 재해 등 여러 상황에서 경찰이 도로 주행 차량을 세우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사고가 발생한 것은 차량들이 이런 비상 상황을 염두에 두고 안전 거리를 준수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이다.
강 청장은 "도로를 통제할 때 4차로부터 1차로까지 순차적으로 차량을 세우게 되는데 1차로를 달리던 차량들이 감속을 제대로 못 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찰차가 지그재그로 달리면서 차량의 속도를 떨어뜨리는 외국 사례를 들며 이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고 당시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는 경찰관들이 바깥 차로부터 단계적으로 차량을 멈추게 하는 '매뉴얼'을 따르지 않고 도로 4차로 쪽에서 도로를 가로질러 2차로까지 갑자기 나오면서 차량을 급하게 세우는 모습이 나온다.
경찰은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피해 차량에 대한 손실 보상을 검토하겠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사고 원인은 경찰이 아닌 운전자에게 있다는 주장을 끝내 굽히지 않았다.
배석한 한 간부는 "FTX 훈련은 실제 상황과 거의 같기 때문에 경찰관들이 안전 조치 없이 바로 훈련 대열에 들어간 것도 문제 되지 않는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banana@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