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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한 손흥민, 이번 퇴장은 성장통

손흥민(22·레버쿠젠)의 올 시즌이 정말 '버라이어티'하다. 시즌 시작 전 월드컵에 나가 골을 기록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예선과 본선에서도 골을 넣으며 자신의 한도 풀었다. 올 시즌 15경기에서 8골을 집어넣으면서 좋은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진기록을 세웠다. 프로 무대 처음으로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했다.

손흥민은 30일 오전(한국시각) 독일 마그데부르크 MDCC아레나에서 열린 2014~2015시즌 DFB(독일축구협회) 포칼 2라운드 FC마그데부르크(4부리그)와의 원정경기에서 레드카드를 받았다. 후반 33분 상대 선수와의 볼경합 도중이었다. 상대의 거친 파울에 화가 난 나머지 종아리를 걷어찼다. 바로 앞에서 이를 목격한 주심은 바로 레드카드를 꺼내들었다.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은 손흥민은 들어가면서 대기심에게도 항의했다. 로거 슈미트 레버쿠젠 감독이 만류하며 손흥민을 들여보냈다.

손흥민이 레드카드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0~2011시즌 함부르크에서 데뷔한 뒤 5시즌동안 경고 10개만 받은 '착한 선수'였다. 경기 중 흥분하는 일도 좀처럼 없었다. 그런 손흥민이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상대를 가격해 레드카드를 받았다. 팬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상대를 걷어찬 것은 무조건 잘못이라는 의견이 있다. 반면 상대 선수가 먼저 원인제공을 했다면서 손흥민을 두둔하는 의견도 있다.

분명 이날 퇴장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 상대 선수들은 줄곧 손흥민을 괴롭혔다. 보이지 않는 파울도 많이 했다. 고의적인 것도 있었다. 손흥민이 결국 폭발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퇴장의 영향이다. 손흥민이 퇴장한 레버쿠젠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패배 직전까지 갔다. 베른트 레노 골키퍼의 선방이 없었다면 DFB포칼에서 탈락했을 것이다. 만약 패배했다면 비난을 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손흥민의 위상이 높아질 수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막으려는 수비수들은 많아질 수 밖에 없다. 이들의 입장에서는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손흥민의 활약을 막아야만 한다. 노련한 수비수일수록 약을 올리면서 퇴장을 유도하려 할 것이다.

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나 지네딘 지단(은퇴)이 대표적이다. 수아레스는 이탈리아의 2010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상대인 이탈리아 수비수 키엘리니를 물었다. 지단 역시 2006년 독일월드컵 결승에서 이탈리아 수비수 마테라치를 들이받았다. 레드카드였다. 그 결과 수아레스는 4개월간 축구 활동이 정지됐다. 지단은 월드컵 우승컵을 상대에게 내주었다.

이번 퇴장 사건은 앞으로 손흥민이 수없이 맞이할 상황 중 하나다. DFB포칼에서 분을 참지못하고 퇴장당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 앞으로 더 큰 무대에서 이런 상황이 왔을 때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이다. 그렇게 손흥민은 다시 한 번 더 성장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