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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따른 그룹A 경쟁구도, 누가 유리할까?

스플릿 세상의 문이 열렸다.

스플릿 라운드는 한 바퀴만 돈다. 5라운드를 더 치른다. 그룹A는 우승과 함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 전쟁을 펼친다. 그룹B는 처절한 강등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역시 '윗물'인 그룹A다. 전북이 우승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면서 2, 3위에 걸린 ACL 출전권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졌다. FA컵 결승에 오른 서울의 우승 여부에 따라 4위까지 혜택을 볼 수도 있다.

올 시즌 그룹A에선 유례없는 순위싸움이 펼쳐질 전망이다. 홈 앤드 어웨이가 아닌 단판인 스플릿 일정은 홈, 원정 구도에 따라 무게감이 천차만별이다. 프로연맹의 일정 발표에 모든 팀이 촉각을 곤두세운 이유다. 프로연맹은 "홈경기수 불일치를 최소화하고 대진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1라운드부터 33라운까지의 홈경기수 및 대진을 고려해 이를 최대한 보완할 수 있게 짰다"며 "스플릿 라운드 홈 3경기 배정은 33라운드까지 홈경기를 적게 개최한 구단, 정규 라운드 성적 상위구단 순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절대1강 전북을 제외한 나머지 5팀의 스플릿 일정 득실을 따져봤다.

▶포항과 서울은 표정관리중

포항과 서울이 최대 수혜자다. 전북을 제외한 5팀 중 가장 많은 3차례 홈 경기를 손에 쥐었다. 포항은 그룹A에서 제주와의 홈 경기를 시작으로 울산(홈), 전북(원정), 서울(원정), 수원(홈)을 차례로 만난다. 가장 부담되는 초반 2경기를 모두 안방에서 치르는 게 강점이다. 지난달 원정에서 0대3으로 완패했던 제주와 첫판에서 만난다. 하지만 포항은 최근 제주를 홈으로 불러들여 치른 승부에서 3승1무로 앞섰다. '동해안 라이벌' 울산에게도 시즌 상대전적 2승1패로 우위다.

서울은 포항보다 더 유리하다. 사실상의 홈 4연전이다. 전북전을 홈에서 치른 뒤 열리는 수원과의 슈퍼매치는 이동거리가 짧아 '안방효과'가 작용한다. 이어 울산, 포항과 잇달아 홈 경기를 갖는다. 제주 원정의 부담도 덜었다. 클래식 모든 팀들에게 제주 원정은 가장 어려운 승부 중 하나였다. 이동거리가 길고 상이한 환경과 기후라는 또다른 적과 싸워야 했다. 서울에겐 이런 제주 원정을 가장 마지막에 치른다는 점이 전력 안배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포항전을 3일 앞두고 펼쳐지는 성남과의 FA컵 결과가 변수다.

▶고난의 행군 앞둔 수원-제주-울산

수원은 스플릿 일정을 두고 머리를 감싸쥘 수 밖에 없게 됐다. 2위 자리 수성을 위해선 사력을 다해야 한다. 울산 원정으로 스플릿 라운드를 시작하는 수원은 서울전을 안방에서 치른 뒤, 제주행 비행기에 오른다. 이어 전북과 홈 경기, 포항 원정으로 스플릿 일정을 마무리 한다. 매 라운드마다 최소 왕복 600㎞ 이상 강행군이다. 또 강약이 고루 섞인 맞대결 탓에 전략 수립도 쉽지 않아 보인다. 체력 및 부상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섬 팀' 제주에게 장거리 원정은 숙명이다. ACL 출전권 획득이라는 동기부여로 체력 열세를 뒤집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초반부터 클래식 선두권인 포항, 전북, 수원과 3연전을 갖는 게 부담스럽다. 올 시즌 3팀과의 맞대결에서 모두 열세였다.

천신만고 끝에 그룹A행 막차를 탄 울산은 겉으로 보기엔 큰 무리가 없다. 수원전 이후 이동거리가 가장 짧은 포항을 상대한다. 하지만 포항을 비롯해 서울, 전북 등 가장 부담스런 상대들을 모두 원정에서 만난다. 조민국 울산 감독이 마냥 안도할 처지가 못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