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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방송평]'오만과 편견' 첫회, 캐릭터, 러브라인 모두 잡았다

27일 첫 방송된 MBC 월화특별기획 '오만과 편견'이 산뜻하게 출발했다.

원조 터프가이인 최민수 장항선과 패기 넘치는 젊은 검사 최진혁 백진희가 등장하며 신구 조화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등장 인물들의 캐릭터도 비교적 쉽게 파악됐다.

스토리도 흥미를 끌기 충분했다. 첫회에는 초등학생 성추행 사건을 다뤘다. 초등학생의 담임 선생과 문방구 점원이 유력 용의자로 지목됐지만 명백한 알리바이로 빠져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 진상규명보다 더 시급했던 일이 자신의 죄를 숨기기 위해 피의자가 납치한 초등학생의 안전이었다. 하지만 수습 검사 한열무(백진희)는 발만 동동 구르고, 용의자 두 명 모두 풀려나게 된다. 하지만 이는 문희만(최민수) 부장 검사와 구동치(최진혁) 검사가 만든 덫이었다. 남몰래 용의자들의 뒤를 밟아 진짜 범인은 검거된다, 그 반전의 과정이 시청자들에게 통쾌하게 다가갔다. 또 한열무와 구동치가 과거 연인이었던 사실이 공개되면서 두 사람의 과거 사연에도 궁금증이 쏟아졌다.

▶줄거리?

검찰청을 배경으로 검사들이 주인공이다. 법이 세상을 심판할 거라고 굳게 믿는 열혈 검사가 주인공. 하지만 전부가 아니다. 숱한 인간 군상이 다양성을 넓힌다. 자신의 야망이 중요한 검사, 소신 없이 엄마 말 듣고 시작한 찌질이 검사, 엘리트 코스를 밟아오며 오만과 편견에 사로잡힌 검사 등 온갖 캐릭터들이 등장해 변화무쌍한 스토리의 밑그림을 그렸다. 과연 이 검사들이 돈 없고 '빽' 없고 가진 것 없는 보통 사람들을 아프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애쓰는 검사들로 남을 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와 함께 포스터에 새긴 문장처럼 공소시효 3개월 전 검사가 됐다는 한열무의 과거 사연에도 중요한 스토리가 담길 전망이다.

▶시청률?

첫 방송 시청률은 전국 기준 11.2%, 수도권 13%였다. 고무적이다. 동 시간대 1위를 기록했던 MBC 전작 '야경꾼일지'의 첫 방송 시청률 10.9%보다 높은 수치다. 첫 방송이었음에도 기존의 타 방송사 경쟁작을 큰 차이로 제치고 단숨에 1위에 올랐다. KBS '내일도 칸타빌레'는 6.7%를 기록했고, SBS '비밀의 문'은 4%에 그쳤다.

▶기대감?

빠른 전개와 매력적인 캐릭터가 눈길을 끈다. 미국 드라마 수사물을 보는 듯 완결성 있는 스토리로 짜여진 구조가 억지로 미뤄가며 다음 회까지 결론을 끌고가는 기존 드라마와 차별화됐다. 물론 아쉬움도 있었다. 첫 회에서 거미줄처럼 촘촘한 검거 과정은 그려지지 않았다. 그저 문희만과 구동치의 베테랑 직감과 명연기로 이뤄낸 이벤트였을 뿐이다. 물론 범인도 치밀하지 못했기에 가능했던 전개다. 하지만 속단은 이르다. 앞으로 사건과 범인 검거과정에서 치밀함을 되찾을 수 있으니 아직은 지켜볼 일이다.

무엇보다 캐릭터의 매력도가 높다. '응급남녀'에서 의사 가운이 잘 어울렸던 최진혁은 '오만과 편견'에서는 맞춤 검사로 돌아왔다. 굵직한 목소리에서 배어 나오는 신뢰감과 정의로운 눈빛도 믿음직한 검사 구동치를 연기하기에 적격이다. 여기에 곱슬머리에 뿔테 안경을 끼고 나타나 쉰 목소리를 내는 문희만 역의 최민수의 연기 역시 빛났다. 에이스 검사로서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있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패기의 젊은 검사 최진혁과 능구렁이 처럼 진심을 감춘 부장 검사 최민수의 연기 배틀을 기대해볼 만 하다.

▶불안감?

전문직 드라마의 시청률 흥행 여부는 복불복이다. 대개 뻔하고 식상한 전개는 전문직 드라마에서 채널을 돌리게 하는 가장 큰 이유다. 같은 의학 드라마라 할 지라도 조금 비튼 캐릭터나 외과가 아닌 과를 선택한 드라마가 빛을 본 이유다. 결국 수사물에 더 공들일 것인가, 캐릭터의 사연에 집중할 것인가. 물론 둘 다 촘촘하게 진행된다면 두말 할 것도 없이 호평받을 일이지만,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법. 아무튼 첫회부터 러브라인의 윤곽이 드러나며, 과거 사연을 암시한 것까지는 긍정적이었다. 호기심과 기대감을 유발했다. 특히 최진혁과 백진희, 이태환까지 삼각관계로 발전한다는 점은 여성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는 구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러브라인이 독이될 지, 약이 될지는 향후 전개과정을 지켜봐야 할 일이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