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사상 첫 이틀 연속 우천취소. 양팀 모두 낯선 상황인 건 분명하다.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열린 21일 창원 마산구장. 경기 전 선수들은 점차 굵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훈련을 진행했다. 하지만 경기는 열리지 못했다. 이틀 연속 허망하게 짐을 싸 돌아가야 했다.
"비가 더 오면 오늘도 어렵겠다"며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던 NC 김경문 감독은 "선발투수는 바꿔야 한다. 한 명이야 괜찮아도 뒤에 투수까지 연결되는 게 문제"라며 우려 섞인 표정을 보였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에서 이틀 연속 경기가 취소된 적이 있는지 취재진에게 물은 뒤 "나도 경험을 안 해봐서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그래도 선수들이 몇 경기 남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으니 하루 더 넘어가도 풀어지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LG 양상문 감독은 휴식에 대해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투수들이 휴식할 수 있어 좋다. 이틀 휴식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1차전에서 투구에 맞았던 이병규(배번 7)의 회복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체로 LG 선수들은 아쉽지만 괜찮다는 반응이었다. 내야수 손주인과 김용의는 "이틀 동안 경기 감각에 문제 생길 일은 없다. 내야수들 입장에서는 비올 때보다 좋은 날씨에서 경기하는 게 심적으로 훨씬 편하다"고 말했다.
불펜투수들 역시 마찬가지. 신재웅과 정찬헌은 "이틀 연속 휴식을 장단점이 있다. 감각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긴장했다가 확 풀려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팀 분위기상 집중력이 매우 높아 큰 문제는 없다. 불펜투수들은 쉬면 쉴수록 구위가 좋아질 수 있다. 마지막 10경기로 지친 현재 LG 불펜 상황에서는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고 입을 모았다.
NC 선수들은 어떨까. 1차전 완패로 인해 알게 모르게 흔들렸던 분위기가 비로 인해 살아나는 모양새다. 나성범은 "일단 한 번 붙어봤기에 전력도 파악되고, 무엇보다 우리가 처음이었기 때문에 긴장이 안 될 수가 없었다. 이틀 연속 취소는 더 좋은 것 같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생각할 시간도 있고 난 괜찮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민우는 "빨리 하고 싶은데 계속 미뤄지니까 좀 이상한 것 같다. 그래도 오늘이든 내일이든, 언제 해도 똑같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히려 상대 선발투수가 바뀌어 유리한 점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우리가 리오단보다는 우규민 선배에게 강했다. 우리 팀엔 좌타자들도 많다. 2차전에서 이기면, 3차전에서 리오단이 나오더라도 공략할 수 있다. 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