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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 라이온스, 전체 1순위 외국인선수가 뭐길래, 삼성 고민깊다

리오 라이온스(27)는 남자농구 삼성 썬더스가 2014년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뽑은 선수다. 그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드래프트에 앞서 열린 트라이아웃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여주었다. 트라이아웃 참가 신청을 했을 때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라이온스가 1라운드 1순위가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당시 이미 특정 구단이 라이온스를 찍어뒀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라이온스는 트라이아웃 연습 경기에서 매우 정확한 외곽슛과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주었다. 당시 일부에선 라이온스가 너무 외곽에서만 플레이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프로팀 관계자들은 라이온스가 일부러 골밑 플레이를 보여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잡은 삼성 이상민 감독은 주저없이 라이온스를 호명했다. 라이온스에게 큰 관심을 보였다는 A팀은 삼성 구단에 서운함을 가졌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국내 무대가 처음인 외국인 선수의 실제 기량은 뚜껑이 열려봐야 제대로 알 수 있다고 했다.

전체 1순위라는 상징성 때문에 큰 기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 최근 몇년간 전체 1순위 선수들이 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2013년 전체 1순위 허버트 힐은 동부가 뽑았지만 부상과 팀 적응 실패로 시즌 중도에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2012년 KCC가 전체 1순위로 뽑은 코트니 심스도 시즌 중간에 SK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라이온스는 개막 이후 5경기에서 모두 출전했다. 경기당 평균 22분을 뛰었다. 경기당 평균 13.6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평균 어시스트는 1.6개. 일단 수치상으로 특 A급 외국인 선수의 기록은 아니다.

아직 국내 농구에 적응이 덜 됐다는 걸 감안할 수는 있다. 시간을 더 주었을 때 경기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예상도 가능하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라이온스는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키가 2m6의 장신인 라이온스가 자꾸 외곽에서 공격을 시작하는게 원래 이상민 감독의 구상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삼성 구단의 당초 구상은 라이온스를 4번 파워포워드 정도로 생각했다. 센터의 보조 역할을 하면서 골밑에서 든든하게 버텨주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라이온스는 골밑 보다 외곽을 선호하고 있다. 지난 5경기에서 3점슛을 22개 시도했고, 9개 성공했다. 성공률이 40%.

한 경기 최다 득점은 19점(지난 11일 오리온스전)이었고, 최저 득점은 4점(15일 KGC전)이었다. 득점의 편차도 제법 컸다. 3점슛마저 안 들어갈 때는 활용도가 무척 떨어진다.

이상민 감독은 "라이온스가 공을 갖고 너무 끈다"고 지적했다. 라이온스에게 공이 가면 경기 템포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른 팀 동료들과의 전체적인 동선이 잘 맞지 않는다. 20일 전자랜드전에선 국내리그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리카르도 포웰에게 농락을 당하다시피했다. 라이온스 보다 키가 10㎝ 작은 포웰이 라이온스를 앞에 두고 보란듯이 개인 돌파로 득점에 연달아 성공했다.

이상민 감독은 보다 못해 다른 외국인 선수 키스 클랜턴(2m3)을 투입했다. 오히려 현 시점에선 클랜턴이 키는 작아도 라이온스 보다 골밑에서 더 예리한 움직임과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클랜턴이 들어갔을 때 코트 밸런스나 선수들간의 호흡도 더 잘 맞는다. 이런 상황이라면 클랜턴의 출전시간이 라이온스 보다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

이상민 감독은 "두 외국인 선수가 국내리그의 트랩 수비와 강한 압박 수비에 적응하는게 힘들다는 얘기를 했다. 시간이 필요하다. 라이온스의 경우 포지션을 3번(스몰 포워드)으로 돌리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몰 포워드는 슈팅 가드와 파워 포워드 가운데 역할이다. 하기 싫어하는 골밑 플레이 보다 자유롭게 3점슛, 드리블 돌파, 미들슛 등을 맘껏 시도할 수 있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21일 현재 1승4패인 삼성 구단은 전체 1순위를 쉽게 버릴 수 없다. 뽑아온 사람도 바로 버리기에는 아깝고 또 주변의 시선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어떤 식으로든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도 최악의 경우까지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