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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NO.7에서 NO.10 유형으로, 손흥민의 진화

손흥민(22·레버쿠젠)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손흥민은 2일(한국시각) 바이 아레나에서 벌어진 벤피카와의 2014~2015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C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전반 34분 결승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의 개인통산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 첫 골이자 은퇴한 박지성 이후 두번째로 한국선수가 기록한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 득점이었다. 손흥민은 카림 벨라라비의 크로스를 지체없이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하며 팀의 두번째 골을 넣었다. 전반 24분 슈테판 키슬링의 선제골까지 만들어낸 손흥민은 1골-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득점보다 눈에 띈 것은 손흥민의 스타일 변화다. 손흥민은 스피드와 슈팅력을 앞세웠던 전형적인 7번 유형의 선수였다. 축구는 등번호로 포지션을 구분짓기도 한다. 9번은 전통적인 스타일의 스트라이커, 10번은 플레이메이커 혹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지칭한다. 과거 7번은 측면 미드필더를 의미했지만, 현대축구에서는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해 득점을 만드는 선수를 일컫는다. '세계 최고의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대표적이다. 역습에 특화되어 있던 '7번' 손흥민은 팀 전체의 공격에 관여하는 '10번' 스타일로 변화하고 있다. 발군의 속도 뿐만 아니라 찬스메이킹 능력까지 더했다. 이날 손흥민은 4개의 결정적인 키패스를 기록했다. 팀의 플레이메이커 하칸 찰하노글루와 함께 공동 1위다. 모험적인 패스를 주로 구사했음에도 정확도 역시 87%에 달했다. 손흥민의 스타일 변화는 지난 9월 A매치 2연전에서 감지됐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포진했지만 사실상 프리롤 역할을 맡은 손흥민은 좌, 우, 중앙을 오기며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날카로운 패스가 돋보였다.

손흥민은 스피드와 패싱력을 두루 갖춘, 역습과 지공 모두 활용가능한 전천후 공격수로 변모하고 있다. 그의 가치를 올리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손흥민은 이날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유럽축구연맹 공식 홈페이지 선정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바야흐로 '손흥민 시대'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