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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레슬링 그레코로만형, 부활한 비결 '지옥훈련'

한국 레슬링 그레코로만형이 경사를 맞이했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노골드'의 수모에서 벗어나 인천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냈다. '맏형' 정지현(31·울산남구청)이 금빛 물꼬를 틀자 1988년생 동갑내기 김현우와 류한수(이상 삼성생명)가 금빛 레이스를 이어갔다. 2000년대 침체기를 보냈던 한국 레슬링은 2012년 런던올림픽과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잇따라 금메달을 따낸 그레코로만형의 주자들의 활약에 '부활'에 성공했다. 그리고 마침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새롭게 '중흥기'를 열었다.

한국 그레코로만형은 이번대회 7체급에 태극전사를 출전시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을 따냈다. 불과 4년전, 광저우대회에서 '노골드'에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에 그쳤던 그레코로만형 대표팀에 인천은 명예회복의 무대였다. 2012년을 기점으로 침체기에서 벗어나 완벽하게 부활에 성공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김현우가 8년만에 한국에 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했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14년만에 김현우와 류한수가 동반 금메달을 따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전성기를 다시 열 기틀을 마련했다. 3~5개의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 대표팀 선수들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이라 4~6년은 세계 정상급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레코로만형이 4년전 참패를 딛고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올라서게 된 것은 안한봉 그레코로만형 대표팀 감독의 역할이 컸다. '저승사자'의 '지혹훈련'이 통했다. 안 감독은 2013년 3월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이후 선수들에게 체력 훈련을 강조했다. 국제레슬링연맹이 지난해 세트제를 폐지하고 3분 2피리어드 총점제로 점수제를 바꾸면서 강철 체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하늘이 노랗게 변하고, 심장이 튀어나올만큼 혹독하게 훈련시켰다. 안 감독은 '체력을 다 소진한 후 나오는 마지막 힘'에 주목했다. 상대 선수가 지쳤을 때 나오는 힘에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 판단했다. 훈련은 가혹할 정도였다. 한 여름, 가장 더운 오후 1~2시에 일부러 땡볕에서 훈련을 했다. 6분간의 경기를 마친 뒤의 몸 컨디션으로 다시 훈련으 시켰다. 그는 지략가로도 유명하다. 안 감독은 올해 태릉선수촌에 220㎏의 대형 타이어를 들고 왔다. 빈 틈이 없는 타이어와 지면 사이에 손가락을 끼워 타이어를 들어올리는 훈련이다. 파테르 상황에서 매트에 바짝 엎드린 상대의 가슴과 배 밑 공간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 밖에도 안 감독은 틈만 나면 새로운 훈련법을 고안하기 위해 인터넷과 책을 뒤지며 연구에 몰두한다. 이런 노력과 성과에 안 감독은 지난해 세계레슬링연합의 최우수지도자로 선정됐다.

그레코로만 선수들은 '지옥 훈련'에 이를 간다. 반면 금메달의 배경으로 고민없이 '지옥 훈련'을 꼽는다. 김현우는 "지옥훈련을 피할 수 없으니 즐겼다. 한국의 훈련량은 다른 나라의 2~3배다. 확실히 훈련량이 많으니 자신감을 80% 갖고 경기에 임할 수 있다"며 "감독님이 열정적으로 훈련시키시니 선수들이 똘똘 뭉친다"고 밝혔다.

안 감독도 선수들이 안쓰럽기는 마찬가지다. 안 감독은 "선수들이 나를 원망하는걸 안다. 저승사자라로 부른다. 그래서 훈련할 때 선수들의 시선을 피하려고 고글을 쓴다. 근육통에 진통제 맞는거 보면 미안해서 눈을 마주치지 못하겠다"며 미안함을 드러냈다. 하지만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위해 '지옥훈련'은 계속된다. 안 감독은 "리우올림픽을 기대해달라"며 웃음을 보였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