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의 레이서' 박태환은 21일 오후 박태환문학수영장에서 펼쳐진 인천아시안게임 첫경기 남자자유형 200m에서 1분45초85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필생의 라이벌' 쑨양과 런던올림픽 이후 2년만의 리턴매치, 자신의 이름을 딴 박태환수영장에서 안방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3연패에 대한 중압감이 컸다. 도하, 광저우대회에서 잇달아 자유형 200m 챔피언에 오른 '디펜딩챔피언' 박태환의 최고기록은 4년전 광저우에서 수립한 1분44초80, 아시아최고기록은 쑨양이 지난해 9월 선양중국체전에서 수립한 1분44초47였다. 두 선수 모두 기록경신을 목표 삼았다. 초반부터 치고 나간 박태환은 24초57의 기록으로 첫 50m 구간을 통과했다. 1위였다. 100m 구간에서는 쑨양과 치열하게 다퉜다. 1위가 쑨양(1분18초30), 2위(1분18초34)가 박태환이었다. 박태환은 50~100m 구간에서 26초84를 찍었다. 100~150m 구간 경쟁자들이 27초대를 기록하는 가운데 '나홀로' 26초93을 찍었다. 1분18초34로 2위를 유지했다. 쑨양의 100~150m 구간이 빠르다는 점을 의식했다. 그러나 마지막 25m 구간에서 마지막 '한끗'이 부족했다. 오히려 하기노의 반전 레이스가 펼쳐졌다. 100m 구간에서 처지는 듯 했던 '일본 신성' 하기노 고스케가 폭풍 스퍼트를 선보이며 1분45초23,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1초45초28로 2위에 오른 쑨양에 이어 박태환은 3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쑨양과 박태환이 나란히 앉았다. 경기소감을 밝힌 쑨양이 터치패드를 엄지로 찍어 부상했다며 양해를 구하고 치료를 위해 병원으로 직행했다. 홀로 남은 박태환에게 중국 취재진이 질문을 던졌다. "쑨양과 박태환이 둘다 금메달을 놓쳤는데 그럼 고기(barbecue)는 누가 쏘는 거냐"고 물었다. 대회 직전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던 361 '박선생' 도발 광고 얘기였다. 쑨양이 "진사람이 고기 쏘기"라는 코멘트를 던진 부분을 언급했다. '대인배' 박태환은 웃음으로 답했다. 통역을 맡은 미디어담당관이 "박태환 선수는 그 부분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다고 합니다"라고 답변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