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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 김현수 '8번도 상관없다'

이번 야구대표팀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김현수의 6번 배치다.

김현수는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타자 중 한명이다. 타고난 센스를 바탕으로 한 컨택트 능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김현수는 2년 전부터 타격 개조작업을 했다.

컨택트 능력을 최적화한 타격폼을 고쳤다. 고관절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장타력을 늘리는 타격 폼에 초점을 맞췄다. 성과가 있었다.

지난해 3할2리, 홈런 16개를 기록했다.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홈런. 올해는 3할2푼5리에 16홈런을 때렸다. 잠실야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나온 성과물이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고심 끝에 김현수를 6번에 배치했다.

대표팀에는 타고난 장타자들이 많다. 3번에 나성범, 4번에 박병호, 5번에 강정호가 포진한다.

김현수는 소속팀 두산에서 붙박이 3번 타자로 출전해 왔다. 호르헤 칸투가 빠질 경우 4번을 맡기도 했다. 그는 국제대회에서 항상 뛰어난 활약을 했다. 국제대회 통산 타율이 4할이나 된다.

김현수의 6번 배치는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단기전이다. 삐끗하면 나락으로 떨어진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다. 중심타선이 부진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복잡한 변수를 완전히 잠재울 수 있는 게 홈런 1방이다.

국제경험이 부족한 나성범을 그가 익숙한 3번에 배치했다. 나성범에 대한 배려다. 김현수는 이제 대표팀에서 베테랑이다. 어떤 타순에서도 제 몫을 한다는 믿음이 있다.

김현수 역시 타순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눈치다. 그는 밝은 표정으로 "6번이 아니라, 8번에 배치돼도 팀이 이길 수만 있다면 상관없다"고 했다. 자신을 대신해 3번 타순에 배치될 나성범에 대해서 "배팅 장갑이 부족했는데, (나)성범이가 하나 줬다"며 웃었다. 인천=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