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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야구가 되는 한화, 무서울 게 없다

요즘 한화 이글스를 만나는 팀들은 바짝 긴장을 해야한다.

전반기 내내 힘겹게 레이스를 이끌어 왔는데, 8월들어 10승6패, 팀 승률이 6할2푼5리다. 26일 현재 42승1무59패, 승률 4할1푼5리. 26경기를 남겨놓고, 지난 해의 시즌 승수 42승(1무85패)에 도달했다.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8위 SK 와이번스에 2게임, 공동 6위 KIA 타이거즈-롯데 자이언츠에 2.5게임 차로 다가섰다. 4위권 싸움을 하는 팀들에게 한화는 경계대상 1호, 저승사자다. 이제 탈꼴찌는 물론, 6~7위까지 바라볼 수 있을 것 같다. 현실적으로 4강 진입이 쉽지 않지만, 오늘 보다 내일, 올 해보다 내년 시즌이 기대가 되는 이글스다.

8월의 팀 타율이 3할4리다. 시즌 팀 타율 2할9푼을 훌쩍 넘어선다. 이 기간에 팀 방어율이 4.33. 시즌 팀 자책점이 6.16인걸 감안하면 깜짝놀랄만한 분위기 전환이다. 고난의 시절을 지나 투타 모두 최상의 컨디션으로 올라왔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게 선발 투수들의 안정화다. 시즌 초반에만 해도 선발 로테이션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선발 투수는 가장 먼저 나오는 투수에 불과했다. 투수들의 보직이 들쭉날쭉했다. 조급증 때문에 마운드 운용이 파행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최근 4경기를 보면, 9개 구단의 선발진 중에서 최강이다. 22일 SK 와이번스전부터 26일 NC 다이노스전까지 4경기 연속으로 선발 투수가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선발진의 난조로 바닥을 때렸던 전반기와는 극과 극이다.

22일 SK전에서 이태양 6⅔이닝 2실점(1자책)을 기록한데 이어, 유창식이 2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6이닝 1실점 역투를 펼쳤다. 25일 KIA전에서는 외국인 투수 앨버스 9이닝 영봉승을 거뒀다. 한화 선수로는 무려 3년 만의 완봉승이었다. 26일 NC전에서는 타투스코가 7⅓이닝 3안타 1실점으로 호투 해 3대2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지난 6월 말 한화에 합류한 이후 최다 이닝 투구였다. 경기 후 타투스코의 인터뷰가 인상적이었다. 타투스코는 "정민철 투수코치가 지금 보다 더 좋은 공을 던질 수 있다고 격려를 해줬다"고 했다. 코칭스태프에서 조급증을 버리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것이다.

두명의 외국인 투수가 긴 이닝을 책임지면서 과부하가 걸릴 수 있었던 불펜에도 숨통을 트였다.

이들 네명의 선발 투수가 호투한 최근 4경기의 팀 평균자책점이 2.04이다. 팀 전력의 기본은 마운드, 이 중에서도 선발 투수의 역할이 승패를 좌우한다. 선발 투수들이 제몫을 해주면서 한화가 분위기를 일신했다. 남은 시즌 한화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대전=민창기 기자 huelvㄴ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