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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나는 LG '홈런포만 터진다면'

4위 싸움에서 한발 앞서간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양상문(53) 감독이 '장타력 부재'를 아쉬워했다.
27일 잠실 구장에서 만난 양 감독은 "조금 유리해졌지만 언제든 뒤집힐 수 있는 격차"라고 경계하면서 "이럴 때 홈런이 나오면 수월하게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팀 평균자책점 4.67로 이 부문 3위인 투수진, 특히 평균자책점 4.19로 9개 구단 중 1위인 안정감 있는 불펜의 힘으로 버티고 있다.
양 감독은 "모든 팀이 걱정 한두 개는 안고 있지 않느냐"고 운을 떼며 "LG의 걱정은 장타력 부재, 홈런이 없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타고투저의 시즌에도 LG 타선은 크게 불을 뿜지 못했다. 양 감독은 "넥센 히어로즈처럼 중요할 때 홈런이 터져 나오는 팀을 보며 부럽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며 웃었다.
넥센은 27일까지 106경기에서 167홈런을 쳐내는 막강 화력을 뽐내고 있다. 반면 LG는 106경기에서 75홈런에 그쳤다.
넥센이 경기당 1.58개의 아치를 그리는 동안 LG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경기당 0.71개의 홈런을 쳤다. LG는 9개 구단 중 팀 홈런 최하위다. 이미 4개 팀이 넘어선 팀 100홈런을 시즌 마지막까지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환경적인 영향도 크다.
하지만 같이 잠실구장을 사용하는 두산 베어스는 팀 홈런 93개를 기록했고, 이 중 33개의 아치를 잠실에서 그렸다. LG는 잠실구장에서 23홈런에 그쳤다.
양 감독은 "홈런포를 갖춘 팀은 아무래도 한방에 분위기 반전을 이끌 수 있지 않나"라며 "홈런타자가 상대 마운드에 주는 압박감도 대단하다. 보이지 않는 효과도 크다"고 홈런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양 감독이 굳이 언급하지 않았지만 전·현 외국인 타자의 부진이 아쉽다.
LG는 최근 몇 년 동안 '4번타자' 부재에 시달렸고 올해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한 명 더 늘면서 외인으로 4번 자리를 메우려 했다.
LG가 처음 선택한 조쉬 벨은 3·4월 24경기에서 8홈런을 치며 이 부문 선두를 달리는 등 LG의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5월 22경기 0홈런으로 침묵하더니 6월에도 17경기 2홈런으로 부진해 결국 방출의 철퇴를 맞았다.
대체 선수로 영입한 브래드 스나이더도 장타력에서는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양 감독은 "스나이더가 수비에서 팀에 공헌을 했다"고 감싸면서도 "사실 스나이더에게 가장 기대하는 건 장타"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7월 8일부터 한국 무대에 등장한 스나이더는 28경기에서 4홈런에 그쳤고 현재는 관절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상태다.
양 감독은 국내 힘 있는 타자들에게 기대한다. 양 감독은 "이병규(등번호 7)나 정성훈, 오지환은 장타력도 갖춘 타자"라며 "타선에서 스나이더 공백을 메워줄 베테랑 이병규(9번)도 자신 있게 스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LG는 상승세를 탔다. 홈런은 달아나는 LG의 보폭을 더 크게 할 수 있다. 양 감독은 "우리 타자들도 잠재력이 있다"며 타선에 의욕을 불어넣었다.
jiks79@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