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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배틀]'명량' 김한민 감독 VS 韓홍보전문가 서경덕 교수 ''명량' 이제 세계로 가야할 때'

1600만 관객을 모으며 한국 영화사를 다시 쓴 '명량'의 김한민 감독과 전세계에 한국을 알리고 있는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만났다. 이순신 장군 덕분에 만난 이들은 이제 '명량'을 어떻게 세계 속에 풀어낼까 고민하고 있었다.



-'명량'이 이제 한국을 넘어 전세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명량'은 지난 15일 북미에서 개봉해 뉴욕 보스턴 시카고 아틀란타 시애틀 뉴저지 버지니아 등 북미 전역의 30개 극장에서 개봉해 3일 만에 56만 2332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LA타임즈는 "해상전투신은 장관이었다. 이전 영화보다 리얼하고 스릴 넘쳤다"고 평가한 바 있다.)

▶김한민 감독(이하 '김')나도 실감이 나지 않는 지점이다. 사실 지금 한국에서도 너무 짧은 기간에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좀 시간이 흐른 뒤 실감 날 것 같다. 감독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떤 상황이든 당시에는 최대한 냉철하게 대처하려고 한다.(웃음)

▶서경덕 교수(이하 '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슬슬 붐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아침에 LA타임즈에 난 기사를 봤다. 난 매번 돈주고 광고를 냈었는데 '명량' 기사는 '공짜'로 나오더라.(웃음) 지금 방학 시즌이라 해외에서 유학하는 후배들이 많이 한국에 돌아와 있는데 다들 학교로 돌아가서 외국 친구들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고 하더라. 영화를 보면서 우리에게도 이런 영웅이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다.

▶'김' 정말 해외에 나가면 다 애국자가 되나보다.(웃음) 나도 인도네시아에 아는 분에게 갑자기 연락을 받았다. 몰랐는데 인도네이사에서도 상영을 시작했다더라.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우리가 이순신이라는 분을 많이 추앙하지만 해외에서는 아직 많이 알려지지가 않은 것 같다. 인류사적으로도 훌륭한 분이기 때문에 요즘 같은 글로벌한 시대에 세계인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영국과 프랑스도 개봉을 준비하려고 하고 있다.

▶'서' 미국하면 링컨, 인도하면 간디가 떠오른다. 우리도 국가 이미지를 설명할 수 있는 그런 인물을 세계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어떻게 만나게 됐나.

▶'서' 올 해 초에 내가 대한민국 영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3만여명이 직접 붓으로 난중일기의 내용을 써서 이순신 장군 이미지를 만들어 광화문에 대형 걸게그림을 걸었다. 그때 마침 이순신 영화를 만들고 있던 김 감독을 초대했고 그렇게 인연이 됐다.

▶'김' 초대를 받아서 갔고 서 교수를 만나서 서로 "의미있는 작업을 해보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큰 그림은 함께 그려놓은 상태고 구체적으로 진행도 하려고 한다. 아시안게임에 온 북한 응원단에게 '명량'을 보여주고 싶다고 이야기도 그 때 서로 했다.

▶'서' 술자리에서 나온 생각이다.(웃음) 나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김 감독도 그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하더라. 성사만 되면 북한과 우리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이슈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김' 얼마전에 탈북자 사이트에서 북한에서 만들어진 이순신 장군 영화를 봤다. 마치 70년대 만들어졌던 우리 이순신 영화와 흡사하더라. 이순신 장군에 대한 기본적인 흠모나 존경의 마음은 똑같은 것 같다.

▶'서' 북한 응원단에게 보여주고 더 잘 되면 진짜 북한에도 보여줄 수 있지 않겠나.

▶'김' 상황이 허락된다면 얼마든지 좋은 일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서 교수와 했던 희망이 힘을 받았으면 좋겠다.

-최종 스코어는 얼마나 예상하나.

▶'김' 예상은 못하겠다. 지금도 충분하고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다. 어떤 느낌에서는 충분히 감사하다.

▶'서' 난 2000만을 돌파할 것 같다. 스코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많은 관객이 봤다는 것은 우리가 해외에 '이렇게 문화 콘텐츠가 강한 나라다'라고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이제 한국 뿐 아니라 세계에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외국인들은 이순신을 모르기 때문에 많이 안볼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모르던 사람들도 '쉰들러 리스트'라는 영화로 많이 알게 됐다. 외국인들이 모르기 때문에 개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김' 한 국회의원이 어떤 토론회에서 "'명량'은 한국 영화가 그동안 축적됐던 힘을 뿜어내 관객수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하더라. 그 말이 너무 감사했고 뿌듯했다. 그 숫자가 정치 경제 사회 뿐만 아니라 영화쪽으로도 관심을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이순신 장군은 화합과 통합이 필요한 지금 시대에 아이콘 같은 존재다. 지금 우리는 계층 간의 분열과 갈등이 많다. 이런 시대에 통합과 화합이라는 가장 필요한 시대정신을 이순신 장군이 보여준다. 게다가 힐링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극중 수봉(박보검)이 이순신 장군(최민식)에게 토란을 건네고 장군이 '먹을 수 있어서 좋구나'라고 말하는 대사를 마지막에 일부러 넣었다.

이제 우리 대중들이 문화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많아졌다. 이런 관심들이 우리나라를 문화강국으로 이끌었고 그런 지점에서 두근거림이 있다. '내가 생각하는 비전과 우리나라 사람들이 갈구하는 지점이 일치해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최종병기 활'에서는 서막을 봤다면 이번 '명량'에서 그것을 더 강하게 느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