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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함수'로 본 아시안게임 엔트리, 유럽파는 박주영이 유일?

2002년 한-일월드컵 이전에는 큰 고민이 없었다.

월드컵 4강 신화는 달콤했다. 한국 축구에도 유럽파들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 때마다 반복되는 고충이 있다. 유럽파들의 차출 신경전이다.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차출 규정에서 보호를 받지 못하는 대회다. FIFA는 월드컵과 대륙연맹컵, 올림픽, A매치 데이에 한해 의무차출을 허용하고 있다. 올림픽은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의무화 결정을 내렸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의 최종엔트리는 20명(23세 이하)이다. 20명 가운데 연령 제한이 없는 3장의 와일드카드를 활용할 수 있다. 23세 이하로 연령 제한이 생긴 대회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이다.

핌 베어벡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6년 카타르 도하아시안게임이 유럽파 차출 줄달리기의 '원년'이다. 러시아에서 뛰던 김동진 이 호(이상 당시 제니트) 김동현(당시 루빈카잔)이 합류했다. 하지만 기나긴 읍소를 통해 차출이 가능했다. 김동진과 이 호의 경우 방글라데시와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 당일에야 대표팀에 합류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은 또 달랐다. 당시 21세와 22세였던 기성용(스코틀랜드 셀틱 시절)과 이청용(잉글랜드 볼턴)이 23세 이하 연령대였다. 그러나 홍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팀을 꾸렸다. 2012년 24세가 되는 이청용은 제외했다. 기성용은 차출 대상이었지만 셀틱의 거부로 합류가 불발됐다.

또 다른 줄기는 박주영이었다. 당시 홍 감독의 최대 고민은 스트라이커였다. 홍 감독은 25세의 박주영을 와일드카드로 염두에 뒀다. 박주영의 AS모나코(프랑스) 시절이었다. 모나코는 박주영의 병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음에는 차출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박주영이 리그에서 상종가를 치자 마음이 바뀌었다. 결국 박주영이 나섰다. 끈질긴 설득 끝에 구단의 마음을 다시 돌렸다.

인천아시안게임은 손흥민(22)의 합류여부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손흥민은 합류를 꿈꾸고 있지만, 레버쿠젠은 핵심 전력인 그를 내놓기가 쉽지 않다. 인천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 첫 경기는 9월 14일 열린다. 2014~201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는 8월 24일 개막된다. 기간이 겹친다.

여전히 변한 것은 없다. 키는 구단인 레버쿠젠이 쥐고 있다. 축구협회는 협조 요청을 할 수 있지만 레버쿠젠이 거부할 경우 탈출구는 없다. 박주영과 마찬가지로 손흥민이 구단을 설득해야 한다. 이광종 감독이 손흥민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감독은 조만간 손흥민 아버지인 손웅정 감독과 만나 합류를 요청할 예정이다. 물론 최종 결정은 레버쿠젠의 몫이다.

반면 여름이적시장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으로 이적한 김진수(22)는 차출이 가능하다. 김진수는 호펜하임과 입단 계약을 할 때 아시안게임 출전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