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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 차기 사령탑의 조건 '경험'과 '변화'

한국 A대표팀을 차기 감독 후보가 갖춰야 할 조건은 '경험'과 '변화'에 대한 의지였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신임 기술위원장이 기술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돌입했다. 이 위원장은 2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축구의 트렌드를 분석, 세계 최고 수준과 한국 축구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 기술위원회가 국내 축구의 수준 향상에 힘써야 한다"며 취임 소감을 밝혔다. 그는 새롭게 구성된 기술위원회와 함께 가장 시급한 차기 감독 선임에 총력을 다할 예정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과 함께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에 일조한 이 위원장은 12년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차기 감독 선임의 밑그림을 그렸다.

이 위원장이 꼽은 차기 감독 후보의 첫 번째 기준은 '경험'이다. 그는 "월드컵 또는 클럽팀 감독으로 경기 결과를 만들어낸 경험이 중요하다. 또 대표팀 감독은 리더십과 인성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수치화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방법을 총 동원해 다각도로 분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장기적인 로드맵을 그릴 수 있는 능력도 차기 사령탑 후보가 갖춰야 할 조건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경기력은 물론이고 한국 축구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유소년까지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비전을 가진 감독이었으면 좋겠다."

한국 축구 발전에 저해가 되는 불안 요소 차단도 이 위원장이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한국 축구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이후 브라질월드컵까지 4년간 3명의 사령탑을 교체했다. 잦은 감독 교체로 대표팀의 사기를 저하시키고 전력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차기 감독의 계약 기간 보장을 약속했다. 그는 "차기 감독이 선임된다면 계약 기간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까지 보장할 것이다. 단,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진출한다는 단서 조항을 넣어야 한다.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 계약 기간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내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안컵 결과로 새 감독을 경질하거나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 월드컵 최종예선까지는 이번 감독에게 어떤 형태로든 시간적 여유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거수기'로 전락한 기술위원회의 권한 강화를 위한 청사진도 공개했다. 그동안 기술위원회는 국가대표 선수 선발과 지도자 양성, 축구 기술자료 수집 및 분석 활동 등 축구협회 정관에 명시된 역할과 달리 '윗선'의 재가와 지시만 기다리는 거수기에 불과했다.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실패로 기술위원회 개혁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 위원장은 외형적인 변화보다 내부의 개혁을 통해 기술위원회의 목소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기술위원회가 한국 축구를 위해 해나가야 할 일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10년, 20년 뒤 한국 축구를 질적인 차원에서 바꿔 나갈 수 있는게 무엇인지 고민하는 게 기술위의 역할이다. 기술위원회가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많은 연구를 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기술위원회의 독립성은 기술위원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기술위원들과 협의를 거쳐 내놓은 결정들이 실제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이 위원장은 기술위원회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업무로 ▶유소년 축구의 발전을 비롯한 대표팀 통합 지원 시스템 구축 ▶한국 축구만의 전술 강화를 위한 유소년 전술 훈련프로그램 개발 ▶피지컬 트레이닝 전문가 육성을 꼽았다.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