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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의 '쌍포', 승리를 부르는 보증수표!

승리를 부르는 쌍포가 다시 가동하고 있다. 팀으로선 든든할 수 밖에 없다.

홈런 1,2위를 달리고 있는 넥센 박병호와 강정호가 27일 SK전에서 1회와 5회 각각 선취점과 쐐기점에 해당하는 3점 홈런을 나란히 날렸다. 이들이 6타점을 책임진데다, 다승 1위를 달리는 밴헤켄이 마운드에 있었으니 사실상 경기 중반 승부가 갈렸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28일 현재 31홈런, 27홈런으로 이 부문 최상위권을 질주중이다. 3위인 삼성 이승엽이 23홈런에 그치고 있으니 두 선수 가운데 시즌 홈런왕이 나올 것은 분명하다. 박병호는 시즌 중반까지 50홈런 페이스였다가 부담감이 겹치며 한동안 침묵했지만, 후반기 두번째 경기인 SK전에서 다시 홈런포를 가동하며 막판 대활약을 예고하고 있다. 박병호는 지난해 37홈런으로 홈런왕 타이틀을 2년 연속 수상했는데, 이 기록은 충분히 깨질 것으로 보인다.

강정호는 이미 지난 2012년 자신의 최다기록인 25홈런을 넘어서며 30홈런 초읽기에 들어갔다. 올 시즌이 끝나면 해외야구 포스팅시스템 자격이 되기에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것도 더욱 힘을 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들의 쌍포가 무서운 이유는 결과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27일 나란히 홈런을 기록하며 올 시즌 12경기째 합작포를 생산했는데, 이 가운데 9승1무2패로 8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중이다. 승리를 부르는 보증수표인 셈이다.

팀에서 나란히 4번과 5번을 맡고 있는 것도 쌍포의 위력을 배가시키는 요소가 되고 있다. 27일 경기에서도 1회초 1사 1,2루가 되자 SK 선발 고효준은 박병호와 정면 승부를 하다 130m 초대형 3점포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가 강정호이기에 피해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5회에서도 선두 타자 유한준이 2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후 박병호의 좌전 안타로 맞은 무사 1,2루의 찬스에서 강정호는 박병호가 날린 비슷한 지점에 3점포를 꽂았다. 박병호를 단타로 막았다는 안도감이 부른 방심인 동시에 강정호에겐 은근한 경쟁심이 부른 시너지 효과였다.

타격 페이스가 다르다는 것도 오히려 큰 힘이 되고 있다. 박병호는 5월에 14개, 6월에 9개 등 홈런을 몰아친 반면 매달 강정호는 고른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박병호가 홈런에 대한 집중 관심으로 인한 부담감으로 6월 중순부터 한동안 침묵할 때도 강정호는 꾸준하게 홈런을 양산했다.

넥센 염경엽 감독도 "함께 터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괜찮다. 한 선수만 잘해도 된다. 자신의 평균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기에 결국은 자신의 역할은 해낸다"며 흐믓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두 선수가 시즌 막판과 포스트시즌에서 동반 상승한다면 넥센의 최종 순위는 훨씬 올라갈 수 있다.

물론 이들은 개인 타이틀보다는 팀 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다. 박병호는 "상대 투수의 실투가 나오면 잘 노려쳐 홈런이 나올 수 있겠지만, 현재 (강)정호의 페이스가 워낙 좋으니 큰 것 한방 보다는 찬스를 이어나가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고, 강정호는 "홈런타자가 아니기에 절대 홈런에 대한 욕심은 없다. 대신 (박)병호형이 만들어준 찬스 기회가 많기 때문에 타점을 많이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는 단순한 '립 서비스'가 아니다. 현재 넥센의 팀 분위기를 보더라도, 그리고 두 선수의 인성이나 평소 행동을 살펴보더라도 자신이 말한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염 감독은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것이 개인 타이틀 획득이다. 팀 플레이에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인위적인 것이 아닌 한도에서 홈런왕이 유력한 박병호, 타점 수위에 도전하는 강정호를 확실히 밀어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보다 더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개인 타이틀까지 따낸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쌍포의 대활약이 유난히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