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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시진의 히메네스 사용법, 무릎부터 낫자

롯데 자이언츠는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32)의 교체를 검토했다가 결국 그대로 가는 쪽으로 결정했다. 지난 24일 웨이버 신청 마감일을 넘겼다.

롯데가 히메네스의 교체를 검토할만했다. 그는 롯데가 홈런 갈증을 풀기 위해 야심차게 영입한 슬러거다. 몸무게가 130㎏에 육박할 정도로 거구다. 지난 4월 10일 사직 LG와의 데뷔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치면서 매우 강력한 인상을 남겼다. 그 여세를 몰아 4~5월 타격 페이스는 정말 무서웠다. 두 달 동안 11홈런 41타점을 몰아쳤다. 하지만 6월 중순부터 내리막을 탔다.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고, 가족 문제(향수병), 손가락 부상 등이 이어지면서 힘들어 했다. 타구의 질이 나빠졌다. 큰 타구가 나오지 않고 거의 대부분이 땅볼 타구였다. 최근엔 무릎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체중이 많이 나가고 햄스트링 재발 위험 때문에 러닝을 충분히 하지 못하기 때문에 무릎까지도 다칠 위험이 큰 것이다. 타순 4번 자리를 최준석에게 넘겨준지 오래됐다. 요즘은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많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교체가 불가능해진 히메네스를 어떻게든 만들어 기용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우선 히메네스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아픈 무릎부터 낫고 보자는 것이다. 28일 히메네스를 1군 말소하고 재활군으로 내려보내기로 했다.

아픈 선수를 계속 1군 벤치에 앉혀두는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경기에 주전으로 나가지 못하는 히메네스의 마음이 불편하다. 그걸 바라봐야 하는 동료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도 마음이 안 좋았다.

히메네스는 10일이 지난 이후에 다시 1군 등록이 가능하다. 다음달 7일 대구 삼성전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롯데는 일정상 31일 사직 두산전을 마치면 주말 경기가 없어 4일간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히메네스를 굳이 벤치에 앉혀둘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이다. 이보 전진을 위해 한발 물러선 셈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티는 수밖에 없다. 롯데는 최근 손아섭과 신본기가 옆구리 통증을 호소해 1군에서 빠졌다. 포수 용덕한도 LG 정성훈과 충돌해 발목 타박상으로 1군 말소됐다. 직구 헤드샷을 맞고 2군으로 내려갔던 강민호는 27일 1군 복귀했다.

롯데는 손아섭과 히메네스가 돌아오는 다음달초부터 치고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다. 제대로 순위 경쟁을 위해 지금은 움크리는 상황이다.

미국 마이너리그 사정에 밝은 한 전문가는 롯데가 히메네스의 교체를 검토한 후 후보 대체 선수와 접촉했지만 원활치 않았다고 전했다. 히메네스의 교체를 검토한 시점이 조금 늦었다. 웨이버 신청 마감일에 너무 촉박한 상황에서 검토를 했고, 마음에 드는 선수를 영입하려고 했지만 생각대로 일이 풀리지 않았던 것이다.

히메네스를 대신해서 영입한 타자의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도 없었다. 시즌 중반 교체는 시즌 전 영입 보다 실패할 위험이 더 크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렇다고 히메네스를 잔류시킨 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도 지금으로부터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김시진 롯데 감독은 박흥식 타격 코치와 히메네스를 어떻게든 활용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그 첫번째 조치가 무릎을 제대로 치료하고 오라는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