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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승 양현종, 다승왕까지 노려볼만하다

이 기세라면 '커리어 하이'도 문제없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개인 최다승(16승) 경신을 위한 힘찬 발걸음을 뗐다.

양현종은 22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해 시즌 11승(5패)째를 달성했다. 이날 성적은 5이닝 4피안타 4볼넷 6달삼진 3실점. 올 시즌의 페이스로 보면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후반기 첫 경기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초반에 제구력이 흔들렸다. 그래도 모처럼 타선이 도와준 덕분에 팀이 5대3으로 이기면서 양현종도 기분좋은 승리를 따냈다.

이날 승리로 양현종은 지난 2010년에 거둔 자신의 개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 앞으로 5승을 추가하면 타이 기록이고, 6승째부터는 개인 신기록 행진을 하게 된다. 시즌 19번째 경기에 나온 양현종은 향후 9~10경기 가량 더 등판할 수 있다. 이 남은 경기에 현재의 승률(6할8푼8리)을 대입시켜 보면 양현종은 6~7승 정도 더 따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되면 17~18승 페이스다. 개인 한시즌 최다승을 갈아치우는 것은 물론 시즌 다승왕에도 충분히 오를만 한 승수다. 만약 운이 많이 따른다면 '20승'까지도 욕심내볼 만 하다.

사실 양현종의 11승 달성은 매우 늦은 감이 있었다. 전반기 막판 두 차례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추가할 수 있었다. 특히 7월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는 6이닝 3실점을 하고 5-3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는데, 불펜진이 승리를 날렸다. 7월13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7이닝 동안 1점 밖에 내주지 않는 호투를 펼쳤으나 팀 타선이 1점도 뽑지 못하는 바람에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이 2경기에서 적어도 1승은 따내야 했다.

그러나 양현종은 전반기의 아쉬움을 후반기 첫 등판에서 씻어낼 수 있었다. 이날 양현종은 초반 제구력이 흔들리며 투구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1회에만 무려 25개의 공을 던졌다. 선두타자 오지환을 8구 승부끝에 삼진으로 잡았지만, 2번 정성훈에게 초구에 우전안타를 맞았다. 이후 박용택과도 10구 승부를 펼치다 1루수 땅볼로 잡았다. 4번 스나이더는 6구 만에 헛스윙 삼진 처리.

2회에 위기를 맞이했다. 선두타자 이진영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뒤 이병규(7번)를 내야 땅볼로 유도했다. 이후 1사 1루에서 손주인에게 다시 좌전안타를 맞은 뒤 백창수를 볼넷으로 내보내 1사 만루에 몰렸다.

여기서 최경철에게 내야안타, 오지환에게 밀어내기 볼넷, 정성훈의 2루 땅볼에 이은 안치홍의 실책으로 3점을 내줬다. 양현종은 1사 2, 3루에서 박용택을 삼진, 스나이더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겨우 이닝을 마쳤다.

다행히 KIA 타선이 곧바로 2회말 LG 선발 리오단에게 3점을 뽑아 양현종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양현종은 3회부터 5회까지는 볼넷만 2개를 허용하며 안정감있는 모습을 되찾은 뒤 6회에 최영필과 교체됐다. 이번에는 불펜진이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양현종의 승리를 지켜줬다.

이날 승리를 따낸 양현종은 "경기 전 컨디션이 너무 좋아 7이닝까지 갈 것 같았다. 그러나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어려운 경기를 했다. LG 선수들의 컨디션도 좋아 초반에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투구수를 줄이려고 맞혀잡는 피칭을 하면서 밸런스가 잡히기 시작했다. 승리는 힘들 것이라 봤는데 야수들 덕분에 승리했다. 빚을 진 것 같다. 항상 내 경기 마다 잘 쳐주고 호수비를 펼쳐 줬는데 나만 스포트라이트를 받아 미안하다. 다음번에 야수들이 힘들때 내가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는 각오를 내보였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