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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달라지긴 달라졌다 무엇이?

확실히 달라지기는 달라졌다.

한화 이글스가 이번에는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일구며 4연승을 달렸다. 한화는 22일 대전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2대11로 승리했다. 전반기 막판 3연승을 달렸던 한화는 후반기 첫 날 기분좋은 승리를 따내며 '탈꼴찌' 행보에 속도를 붙였다. 한화가 4연승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1년 9월 2~6일 이후 약 3년만이다.

이날 경기에서 한화는 전반기 막판 보여줬던 힘을 그대로 과시했다. 경기 중반까지 실점을 최대한 줄이고 경기 후반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승산을 높이는 전략이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연승 기간 동안 안정을 보여준 불펜진이 이날은 부진했지만 그 부족함을 타선에 메워줬다. 이것이 바로 한화의 끈적끈적해진 야구다. 수비에서 몇 차례 어설픈 플레이가 나오기는 했지만, 투타에 걸쳐 짜임새 있는 경기운영이 돋보였다.

시즌 도중 이적해 온 '리더' 조인성이 큰 몫을 했다. 조인성은 9-11로 뒤지고 있던 9회말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포수 마스크를 쓰고서는 3개의 도루자를 기록하며 걱정많던 수비 밸런스를 바로잡았다.

최근 한화와 경기를 치른 다른 팀의 한 선수는 "뭔가 있는 것 같다. 확실히 달라지기는 했다"고 말했다. 한화가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패배의식에 젖어있던 선수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이날도 한화는 3-6으로 뒤쥐고 있던 7회 피에와 최진행의 홈런을 포함해 5점을 뽑아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진 8회초 불펜진들이 난조를 보이며 5점을 고스란히 내줘 재역전을 허용했지만, 9회말 조인성의 홈런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그대로 경기가 끝났어야 할 상황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한 것이다. 한화는 연장 10회말 NC가 자랑하는 불펜 고창성, 박명환 두 베테랑 투수를 상대로 볼넷 4개를 잇달아 뽑아내며 5시간에 걸친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29승48패1무를 기록하며 승률을 3할7푼7리로 끌어올렸다. 타선의 집중력과 최근 보여준 안정된 마운드가 한화의 행보를 더욱 가파르게 올려 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가 연장으로 접어들자 외국인 투수 타투스코가 불펜에서 몸을 푸는 모습이 비쳐졌다. 타투스코는 선발 요원으로 주말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기로 돼 있는 투수다. 간판타자 김태균은 가슴 타박상 부상으로 벤치를 지키고 있음에도 동료들을 독려하기에 바빴다. 한화가 상승세를 이어가는 것은 이러한 달라진 분위기 때문이다.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한화의 상승세에 대해 "최근 한화는 박정진 윤규진 안영명이 뒤를 잘 막아주고 있다. 선발들이 실점을 하더라도 뒤에서 잘 막아주니끼 승리를 챙기고 있는 것이다. 타선은 원래 나쁘지 않았다"면서도 "하지만 어제도 그랬지만 수비에서 실수가 생기면 조화가 어렵다.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수비에서 실수를 줄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한화가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는 이야기다.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 승리를 거두려는 노력, 그 중심에는 결국 선수들 밖에 없다. 대전구장을 찾는 팬들이 즐거워하는 이유를 만들어줘야 한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