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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극장'의 주역 몰리나 '왼발은 살아있다!'

지난 시즌부터 아슬아슬한 승부를 연출해 '서울 극장'이라는 별명을 얻은 FC 서울이 콜롬비아 출신 '특급 왼발' 몰리나의 화끈한 프리킥을 앞세워 또 한 번 홈 팬들의 가슴을 흥분시켰다.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FC 서울은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상주 상무를 상대로 후반 14분 선제골을 내주고 0-1로 끌려가고 있었다.
상주는 16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에 무려 0-6 완패를 당한 터라 선수들 모두 '군인 정신'으로 똘똘 뭉쳐 서울 선수들과 강하게 맞붙었다.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펼친 상주는 전반 42분 수비수 유지훈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수적 열세에 빠졌지만 후반 14분 역습 상황에서 이승현의 선제골이 터져 원정 경기장을 찾은 부대장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했다.
반면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상주가 직전 라운드에서 완패한 게 오히려 우리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고 예고한 최용수 서울 감독은 상주의 '불꽃 투혼'에 점점 얼굴빛이 어두워지고 말았다.
이때 해결사로 최 감독의 미소를 되찾아준 주인공은 바로 몰리나였다.
몰리나는 후반 24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잡은 프리킥 기회에서 전매특허인 왼발 슈팅으로 상주 골대 오른쪽 구석 상단에 볼을 꽂았다.
상주 골키퍼 김민식이 몸을 날렸지만 강하게 휜 볼은 손끝을 스치며 골망을 흔들었다.
서울로서는 천금 같은 골이었다.
16라운드 제주 원정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골을 지키지 못해 비기며 승점 3을 얻을 기회를 날린 터라 이번 상주전 결과가 무엇보다 중요했던 서울은 패배를 면할 수 있는 골이 터지면서 기세를 올렸다.
결국 후반 36분 에스쿠데로가 결승골을 터트린 서울은 2-1 역전승을 거두고 6경기 연속 무패(3승3무)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몰리나의 동점골이 부른 짜릿한 승리였다.
몰리나는 지난 시즌 말에 체력 난조로 부진을 거듭하다가 다리 부상이 겹치며 이번 시즌 전반기를 홀랑 날렸다.
5시즌 동안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두자릿수 공격포인트(골+어시스트)를 따낸 몰리나의 공백은 컸고, 서울은 좀처럼 중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7월에 복귀한 몰리나는 최근 4경기에서 2골 2도움으로 펄펄 날면서 서울 공격의 '천군만마'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horn90@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