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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 불명예 퇴진의 어두운 기운, 성남 휘감고 있다

성남FC의 사령탑이 올시즌 초반 불명예 퇴진했다. 22일 선수 폭행 논란으로 자진 사퇴한 박종환 감독은 K-리그 클래식에서 9경기밖에 지휘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시즌 초반에 일어나 다행이라는 평가다. 선수들이 충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하다는 얘기로 들린다. 또 박종환 감독을 보필했던 이상윤 수석코치가 팀을 지휘하게 되면서 '박종환표 파도축구'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약간의 희망도 나돌고 있다. 24일 성남 관계자는 "이 코치도 선수들이 박 감독의 부재를 느끼지 않도록 의욕적으로 지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성적 부진으로 감독이 경질되거나 코칭스태프에 변화가 생기면 선수들은 똘똘 뭉치게 된다. 책임감을 통감한다. 그라운드에서 감독의 생각을 구현해내는 것은 정작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케이스가 틀리다. 감독이 스스로 잘못해 옷을 벗었다. 그래서 선수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구단 관계자는 "평소와 똑같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하고 있다. 침체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력에 대한 걱정은 상존한다. 지난 9경기에서 성남 선수들은 박 감독의 축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모습이었다. 월드컵 휴식기에 돌입할 5월 11일까지 두 경기가 남았지만, 연패에 대한 불안감은 지울 수 없다. 충돌해야 할 팀이 전남 드래곤즈(4월 26일)과 포항 스틸러스(5월 3일)다.

5월 11일로 예정돼 있던 FC서울전은 18일로 변경됐지만 승리를 예상하기 힘들다. 성남은 빠른 시일 내에 공개모집으로 새 감독을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후임 감독은 월드컵 휴식기부터 팀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은 새 감독에게 적응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통상 선수들이 새로운 감독의 축구철학과 전술을 읽히기 위해선 많은 시간이 걸린다. 단기간에 팀이 바뀌진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흔들리는 성남이 안정기를 찾는 것은 적어도 7월 말 또는 8월이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릴 수도 있다.

사령탑 불명예 퇴진의 어두운 기운이 성남을 휘감싸고 있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