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골없는 인천, 세트피스를 노려라

정말이지 지독한 골가뭄이다.

8경기째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대전 시티즌이 2008∼2009년에 걸쳐 세운 K-리그 연속 경기 무득점 기록(7경기)을 새로 쓰는 불명예를 안았다. 골이 안터지니 팀 성적도 바닥을 쳤다. 9경기 동안 1승도 없다. 인천은 올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승리가 없는 유일한 팀이다. 4무5패로 최하위다.

김봉길 인천 감독의 속도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백약이 무효다. 김 감독은 득점력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처방을 내놓았다. 매경기마다 다른 조합으로 공격라인을 꾸렸다. 훈련도 골만들기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크로스를 강조하기도 했다가, 문전에서 세밀한 2대1 패스 연습에 집중했다. 슈팅 훈련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선수들도 코칭스태프 없이 자체적으로 비디오를 보며 문제점을 찾고 있다. 김 감독은 "할 수 있는 것은 다해보고 있다. 그러나 골이라는게 의지나 계획으로 만들 수 있는게 아니다 보니 답답하다"고 털어놨다.

이럴때일수록 단순하게 봐야 한다. 선수들이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에서 복잡한 주문은 독이 될 수 있다. 약팀이 골을 넣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세트피스다. 세트피스는 코너킥, 프리킥 등 그라운드내에 공을 멈춰놓고 경기를 운영하는것을 말한다. 수비 전술이 발달한 현대축구에서 세트피스는 골을 넣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루트다. 세트피스는 약속된 움직임으로 골을 만들어낼 수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경기에서 선수들의 판단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정지된 상황에서 펼치는 세트피스만큼은 코칭스태프의 의도대로 할 수 있다. 반복된 연습으로 골을 만들어낼 수 있다. 여기에 인천은 이천수라는 수준급의 키커까지 보유하고 있다.

인천의 다음 상대는 포항이다. 27일 포항스틸야드에서 격돌한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포항은 리그 최강의 팀이다.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한 스틸타카는 포항의 트레이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수비가 다소 불안하다는 평이지만, 과감한 압박과 다이나믹한 움직임으로 상대가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뺏고 있다. 결정력 부족에 허덕이는 인천이 많은 찬스를 만들 수 있는 팀이 아니다. 인천이 노릴 구석은 세트피스다. 포항 선수들의 신장이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세트피스에 집중해야 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