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출루, 4득점. 이게 바로 국가대표 테이블세터다.
한화 이글스는 지난 겨울 FA 정근우와 이용규를 데려와 타선을 보강했다. 정교한 타격과 기동력을 갖춘 두 선수의 합류로 한화 타선은 한층 짜임새가 높아졌다.
23일 대전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한화는 1번 이용규, 2번 고동진, 3번 정근우로 상위 타선을 꾸렸다. 한화는 이들의 활약을 앞세워 효과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 이용규는 안타 1개와 볼넷 2개, 사구 1개로 4번 출루해 득점은 2개를 올렸다. 고동진은 3타수 2안타 2득점, 정근우는 안타 2개, 볼넷 1개, 희생번트 1개를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6회 수비때 고동진 대신 우익수로 나가 2번에 기용된 정현석도 6회말 우전안타를 기록했다. 이들은 합계 10번의 출루와 4개의 득점을 올리며 두산 마운드를 괴롭혔다.
0-3으로 뒤진 3회말 공격. 선두 이용규가 볼카운트 1B1S에서 두산 선발 볼스테드의 3구째 공에 왼쪽 발을 맞고 사구로 출루했다. 이를 놓고 양팀 벤치가 어필에 나서는 바람에 두 차례 판정 번복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어 고동진이 2루타를 치고 정근우가 볼넷을 얻어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3점이나 벌어져 있었지만, 득점 1개가 아쉬운 상황. 한화는 착실한 팀배팅으로 2점을 만회했다. 4번 김태완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날 때 3루주자 이용규가 홈을 밟았고, 5번 피에의 2루수 땅볼때 고동진이 추가 득점을 올렸다.
한화는 2-3으로 뒤진 5회에도 비슷한 방식으로 득점을 올렸다. 선두 이용규가 볼스테드를 풀카운트로 괴롭히더니 9구째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이어 고동진이 투수와 포수, 3루수 사이로 흐르는 내야 안타를 치며 1,2루를 만들고, 정근우가 희생번트를 성공시켜 1사 2,3루 찬스를 잡았다. 또다시 중심타선. 김태완은 2루수 땅볼로 이용규를 불러들였고, 피에는 볼스테드를 우중간 적시타로 두들기며 4-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사실 5회까지 4점을 뽑는 과정에서 한화 테이블세터가 보여준 집중력은 올시즌 들어 최고 점수를 줘도 아깝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한화는 막강 테이블세터의 활약에도 불구, 8회초 윤근영, 송창식이 4점을 내주는 등 불펜진의 난조로 6대9로 패하고 말았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