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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 컴백 최고 기대작 '역린' 관람 보고서..명암은?

현빈이 군 복무를 마친 후 첫번째 작품이라 큰 기대를 모았던 '역린'.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현빈은 세종대왕과 더불어 조선 최고의 군주로 꼽히는 정조를 컴백작 캐릭터로 선택했다. 카리스마 넘치고 문무를 겸비한 정조로 돌아온 현빈. 22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역린'의 명암을 살펴본다.

▶현빈, 데뷔 첫 사극 연기는 합격점

'역린' 속 정조를 연기한 현빈은 특유의 묵직한 보이스와 카리스마 있는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데뷔 후 첫 사극에 도전하는 현빈은 이번 작품에서 대사톤을 맞추는데 애를 먹었을 터. 사극, 그것도 근엄한 임금의 대사톤은 결코 쉽지 않은 연기다. 하지만 현빈은 무리없이 영화 속 정조의 목소리를 완성해냈다.

내관 상책 역의 정재영 역시 나무랄데 없는 연기를 펼쳤다. 살수 역의 조정석은 떠오르는 대세 배우 답게 그동안 선보였던 '납득이'나 '군인' 캐릭터와는 또 다른, 표정 하나로 사람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 카리스마로 여심을 자극했다. '조선 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에서 한차례 요염한 조선 여인을 연기한 바 있는 한지민은 정순왕후 역을 맡아 섹시하면서도 위엄이 넘치는 모습을 선보였다.

조재현의 연기는 명불허전이다. 살수를 키우는 광백 역을 맡은 조재현은 완벽한 분장과 연기가 어우러져 신 스틸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4시간 스토리, 긴박감이 더 필요하다

이같은 배우들의 연기는 MBC드라마 '다모'를 연출했던 이재규 감독의 연출력에 힘입어 웅장한 화면으로 살아났다. 특히 카메라를 배우들의 머리 위에 90도 각도로 배치해 긴박한 대치 순간을 그려낸 장면이나 광활한 대지를 한꺼번에 달리는 말들의 화려한 질주 화면은 '다모'를 연상케 한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관상'의 고락선 촬영 감독은 오랫동안 조명감독으로 활약했던 경험을 살려 명암이 강한 조명들을 사용해 사극이 지닌 아름다움을 배가 시켰다. '다모', '더킹 투하츠'에서 이 감독과 호흡을 맞춰온 양길영 무술감독 역시 캐릭터의 감정을 최우선으로 살려내는 액션 구성으로 볼거리를 장식했다.

정조의 암살 음모를 둘러싼 24시간은 언제봐도 관객들의 구미를 당기는 소재이긴 하다. 특히 대신들의 외면을 받는 상황에서도 리더십을 발휘하는 정조의 고독한 카리스마가 '역린'에도 잘 드러나 있다.

하지만 극 전개에 있어 긴박감이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 '역린'의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암살 음모를 노린 24시간을 그렸지만 영화는 캐릭터들의 사연 설명에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스피디한 전개에 브레이크가 걸린 모양새다. 암살음모를 이야기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지만 영조와 사도세자 그리고 대신들의 관계 설명도 극에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살수(조정석)와 월혜(정은채)의 관계는 좀 더 발전시키거나 줄였더라면 극의 전체 진행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