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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사나이'파그너 터졌다. 부산이 웃었다

'슬로스타터' 부산의 파그너가 드디어 터졌다.

부산아이파크는 19일 오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성남전에서 전반 4분 파그너의 벼락같은 선제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승리했다. 5경기 무승을 끊어낸 의미있는 승리였다.

골가뭄에 속끓이던 윤성효 부산 감독과 팬들에게 파그너의 마수걸이 골은 큰 선물이 됐다. 개막 직후 포항-서울을 잇달아 잡으며 상승세를 탄 부산은 공교롭게도 파그너가 퇴장판정을 받은 지난 3월26일 상주전(1대1 무) 이후 분위기가 한풀 꺾였다. 이후 수원-울산-인천과의 3경기(2무1패)에서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파그너는 2경기 결장 후 9일 인천전에서 복귀를 신고했지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13일 전남 원정, '돌아온' 파그너가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부활의 조짐을 알렸다. 전반 2분 안용우에게 선제골을 허용한지 불과 4분만에 파그너가 발빠르게 쇄도하며 양동현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했고, 양동현이 노련하게 수비를 벗겨내며 동점골을 터뜨렸다. 1대2로 패하긴 했지만 '양파 듀오' 양동현-파그너가 골을 합작한 점은 '희망'으로 읽혔다. 공격라인에서의 원활한 호흡, 윤 감독은 이 부분을 의미 있게 평가했다. "몇 경기에서 득점이 없었다가 이번에 넣어줬기 때무에 앞으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

20일 홈에서 펼쳐진 성남전, 전반 5분 파그너의 발끝이 빛났다. 장학영의 크로스를 이어받아 골키퍼 박준혁의 키를 넘기는 센스있는 기습 슈팅으로 성남의 골망을 흔들었다. 리그 최소실점을 기록중이던 성남 수비라인을 불과 5분만에 뚫어내며 6경기만에 짜릿한 승점 3점을 쌓아올렸다.

브라질 출신 공격수 파그너는 전형적인 슬로스타터다. '여름사나이'로도 불린다. 지난해에도 5월 5일 대구전에서 첫골을 기록했다. 지난시즌 31경기에서 8골1도움을 기록하며, 부산의 그룹A행에 일등공신이 됐다. 2011년 부산에 입단한 파그너는 부산에서 벌써 4년째 발을 맞추고 있다. 부산 스타일, 윤성효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외국인 공격수다. 최근 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선수 신상기록에서 1m63의 파그너는 리그 최단신 선수로 기록됐다. 리그에서 가장 작지만, 부산에서의 존재감은 누구보다 큰 선수다.

'원톱' 양동현이 나홀로 '해결사'로 나섰던 상황에서 '오른쪽 날개' 파그너의 가세는 천군만마다. 특유의 스피드와 개인기를 활용해 공격의 숨통을 열어주고 있다. 전남전에서 '주포' 양동현의 4호골을 도운데 이어, 성남전에선 첫 골맛을 봤다.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9경기에서 7골에 그친 부산의 골 가뭄을 해갈해줄 '해결사'다.

부산은 월드컵 휴식기까지 제주, 경남, 울산과의 리그 3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K-리그 클래식은 5월 11일부터 7월 4일까지 두달 간 휴식기를 갖고 7월5일 시즌을 재개한다. 두달의 휴식기 후 '여름사나이' 파그너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전영지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