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닷새째인 20일 실종자 가족들은 여느 때보다 숨가쁜 하루를 보내야했다.
침몰 이후 처음으로 선내 시신이 수습됐지만 수색 작업에 대한 불만으로 청와대 항의 방문까지 시도했다. 선체 인양을 본격 논의하고 결국 '선 구조, 후 인양'을 결정하기까지 가족들은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실종자 가족들은 전날 오후 11시 30분께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자체 회의를 열어 실종자의 신속한 구조를 촉구하며 청와대행을 결의했다.
동시에 세월호 선내에서 시신 3구가 처음으로 수습됐다는 소식이 알려져 가족들은 더욱 분노했다.
마침 팽목항에 머물던 가족 70여명이 체육관에 도착했고, 가족 150여명이 청와대행 관광버스 2대에 나눠타기 위해 체육관을 출발했다.
출발 직후 체육관 앞에서 경찰 저지에 막혔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이 나서 설득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정홍원 국무총리까지 나서 가족들 만류에 나섰다.
1시간에 걸친 설득에도 가족들의 입장이 완강하자 정 총리는 급기야 차량에 탑승해 자리를 떠나려 했다. 이에 흥분한 가족들은 정 총리의 차량을 둘러싸고 2시간 동안 대치했다.
오전 6시께 정 총리와의 대치 상황은 해제됐지만 가족 100여명은 진도대교까지 도로를 따라 11㎞를 걸어 행진했다.
오전 7시께 진도대교 인근에서 경찰과 또 다시 대치 상황이 빚어졌고 "청와대로 갈 수 있도록 총리가 나서달라"는 요구를 정 총리가 받아들이자 3시간 40분 만에 진도체육관으로 돌아왔다.
정 총리는 이날 정오께 진도 실내체육관을 방문, 실종자 가족 대표단과 선체 인양 등을 논의했다.
정 총리는 2시간가량 면담하고 별다른 언급 없이 자리를 떴고, 대표단은 자체 회의를 열어 오후 3시 30분께 "인양이 아닌 구조에 집중해달라"는 요구 사항을 발표했다.
"시신이 더이상 훼손되기 전에 인양하자"는 의견이 많아지면서 '이대로 아이들의 생환을 포기해야 하는가'라는 고민을 거듭했던 실종자 가족들은 결국 생환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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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