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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침몰] 안산에 켜진 2천개 촛불…'제발 기적을'

'17일 500여명, 18일 1천여명, 그리고 19일 2천여명.'
침몰사고로 실종한 단원고 학생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학생, 시민의 간절한 기도가 날이 지날수록 확산하고 있다.
단원고 재학생과 동문회는 19일 오후 8시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화랑유원지 내 계단식 원형 광장에서 촛불 희망 기원행사를 마련했다.
사고 다음날 500여명이 학교 운동장에서 시작한 첫 침묵의 기도와 18일 1천여명의 편지 낭독에 이은 세 번째 기원행사다.
3일만에 참가자 수가 2천여명으로 많아져 개최 장소를 학교 운동장에서 광장으로 옮기는 등 행사 규모는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이번 행사는 재학생과 졸업생, 인근 학교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실종된 학생들이 안전하게 학교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편지를 읽고 중간중간 침묵기도를 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기적을 바라며 기도하는 것뿐이라는 게 너무 미안해. 처음 사고 소식을 듣고 거짓말이라고 부정도 해봤는데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이라는 게 내 마음을 너무 아프게 해. 기적을 바랄게. 꼭 다시 돌아와줘"
단원고를 졸업한 한 여학생은 미리 준비한 편지를 손에 꼭 쥐고 눈물을 머금은 채 어렵게 한 글자씩 읽어 내려갔다.
"즐거운 수학여행길에 이런 엄청난 일이 생겨 선배로서 안타까운 마음과 너희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이 든다. 매점에서 빵을 나누어 먹으며 장난칠 너희들이 차가운 바다에서 외로운 싸움을 할 때 선배들은 미어지는 가슴을 주체할 수 없구나"
또 다른 졸업생도 애통한 심정으로 전남 진도 해역에 남아있는 후배들을 위해 메시지를 전달했다.
단원고 학부모회 대표 학부모는 아이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반복하며 제발 돌아와 달라고 흐느꼈다.
광장 앞 단상에서 낭독이 이어질때마다 양손으로 촛불을 들고 앉은 시민과 학생들은 눈을 감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행사를 마치는 학생 사회자의 마무리 발언이 끝났는데도 슬픔에 젖은 행사 참가자들은 한동안 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young86@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