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타자들이 이재학의 주무기 공략에 성공했다. NC 이재학이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무너졌다.
NC 이재학은 18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앞서 세 차례 등판에서 7이닝 무실점, 8이닝 2실점, 7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한 이재학은 이날 삼성 타자들의 홈런포 3방에 무너지고 말았다.
사실 삼성 타자들은 이재학의 주무기인 서클체인지업에 제대로 대비하고 나왔다. 배터박스에서 조금 앞에 서는 타자도 있었고, 각자 이재학의 체인지업에 단단히 대비를 한 모양새였다.
지금까지 상대 타자들은 이재학의 체인지업을 알고도 치지 못했다. 하지만 이재학은 이날 이민호 구심의 스트라이크존이 다소 좁아 볼 판정을 많이 받았고, 평소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결국 3회초 탈이 나고 말았다. 1회 볼넷 2개를 내주며 고전했던 이재학은 2-0으로 앞선 3회 2사 후 나바로와 채태인에게 백투백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순식간에 홈런 두 방으로 동점이 됐다.
나바로의 경우 몸쪽으로 바짝 붙은 122㎞짜리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 몸쪽 높게 구사된 실투였다. 볼이었는데 홈런으로 만들어낸 나바로의 스윙이 좋았다. 채태인은 139㎞짜리 낮은 직구를 잘 공략했다. 이재학의 직구 컨트롤은 훌륭했으나, 채태인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문제는 이후였다. 이재학은 최형우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뒤, 박석민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다. 그리고 이어진 이승엽 타석. 이재학은 0B2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뚝 떨어지는 127㎞짜리 체인지업을 던졌다. 이승엽은 스트라이크존 밑으로 들어간 공을 제대로 퍼올렸다. 팔로스윙을 끝까지 해줘 좋지 않은 자세에서 배트에 맞았음에도 타구가 멀리 날아갔다.
삼성 구단 역사상 7년만에 나온 한 이닝 3홈런 기록이었다. 지난 2007년 7월 13일 수원 현대전에서 연장 12회초 강봉규 이정식 양준혁이 홈런을 터뜨려 한 이닝 3홈런을 기록한 바 있다.
이재학이 한 이닝에서 홈런 3개를 맞은 건 두번째다. 지난해 8월 7일 창원 LG전에서 5회 김용의 정성훈 이병규(배번 7)에게 홈런을 허용한 바 있는데, 두번째로 한 이닝 3개의 홈런을 맞았다.
4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재학은 1사 후 김상수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정형식을 삼진, 나바로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 추가실점을 막았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