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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WSJ도 주목한 성남 일화 축구단의 소멸

'한국 통일교가 성남 축구단을 팔았다.(South Korea's Unification Church to Sell Seongnam Soccer Club )'

미국 유력언론 월스트리트저널(이하 WSJ)이 성남 일화의 마지막에 주목했다. '통일그룹이 25년 역사의 K-리그 대표구단 성남 일화를 팔았다'고 썼다.

WSJ는 지난달 26일자 장문의 기사를 통해 1989년 성남 일화의 탄생배경과 성장, 그리고 지난해 문선명 통일그룹 총재 별세 후 급격히 무너지게 된 이유와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고 문 총재의 각별한 축구사랑을 소개했다. 2012년 7월 22일, 고 문 총재가 마지막으로 나선 공식무대는 피스컵 그라운드였다. WSJ는 지난해 피스컵 당시 함부르크 소속 손흥민과 우승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는 고 문 총재의 사진을 실었다. '브라질 레전드' 펠레와 협력해 피스컵을 창설. 이탈리아 유벤투스같은 강호를 한국으로 초청해 성남과 친선전을 갖게 했고, 경기장에 오지 않는 날에도 집에서 특별중계를 통해 TV로 성남의 경기를 지켜봤던 열의를 언급했다. 그러나 문 총재 별세 이후 그룹내 축구단에 대한 관심 역시 함께 소멸했다. 피스컵은 중단됐다. 축구단 경영에서도 손을 떼기로 했다.

"앞으로 통일그룹은 교회중심으로 갈 것이다. 교회 이외의 다른 활동은 모두 축소될 것"이라는 통일그룹 대변인의 코멘트를 소개했다. 통일그룹이 경영하는 브라질 하부리그 2개의 축구단은 당분간 그대로 운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SJ 보도내용중엔 낯뜨거운 오보도 있었다. '한때 홈 관중 749명을 기록하는 등 최소관중을 기록했던 성남의 마지막 홈경기 23일 대구전엔 2만명이 넘는 만원관중이 들어찼다'는 것이다. MLS의 상식으로는 25년 역사를 지닌 팀의 고별전이라면 2만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차는 것이 당연했을 것이다. 이날 탄천운동장에서 성남의 마지막 홈경기를 지켜본 관중은 2156명이었다.

25년을 하루같이 성남일화의 수장으로 일해온 박규남 단장의 마지막 홈경기 코멘트도 생생하게 실렸다. "성남 일화는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그러나 성남은 시민구단으로 재창단될 것이다. 최고의 시민구단이 될 수 있도록 팬 여러분들이 도와달라. 나도 성남시민구단을 위해 매일 기도하겠다."

축구는 세계인의 스포츠다. 축구단의 가치는 단순한 돈이나 산술적인 숫자 그 이상이다. 성남팬들의 말대로, 구글 검색창에 '성남(Seongnam)'을 치면 '성남 일화' 페이지가 가장 많이 뜬다. 통일교 역시 '성남 일화'로 기억된다. 25년을 승승장구해온 성남 일화의 소멸은 통일교의 이미지와도 직결되고 있다. 누구보다 축구를 사랑했던 구단주와 함께 축구단도 사라졌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K-리그 대표구단 성남 일화의 소멸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