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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투수 겸 4번 타자, 만화 같은 일 실현될까'

에이스 투수 겸 4번 타자. 아마추어 시절에 이런 경력을 가진 프로야구선수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런 선수도 대다수가 프로 입단 때 한쪽 포지션에 전념하기 위해 투수나 타자,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현대야구에서는 양쪽을 겸임할 필요성이 본인과 구단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식을 뒤집는 일이 현재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다. 니혼햄의 고졸신인 오타니 쇼헤이(19)가 주인공이다.

고교시절에 160km 직구를 던져 주목을 받은 우완투수 오타니는 좌타자로도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다. 지난해 가을 오타니를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지명한 니혼햄은 입단 협상 때 '투수와 야수 양쪽으로 키우겠다'는 약속을 내걸고 그를 설득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 이 약속을 지키고 있다.

예전에도 투수와 야수를 겸한 선수는 있었다. 한국 프로야구 초창기에 김성한(현 한화 수석코치)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각 구단마다 1,2군에 60명 이상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야구에서는 보기 힘든 일이다.

오타니의 투수 겸 야수 도전을 화제를 만들기 위한 의도적인 일로 보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니혼햄과 오타니는 진지하다.

지난 21일 도쿄돔에서 열린 니혼햄과 라쿠텐의 시범경기. 오타니는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 투수와 타자로 모두 출전했다. 8회초 전광판의 3번 타자 자리에 '1(투수를 나타나는 숫자) 오타니'가 표시되고, 장내 아나운서가 오타니의 이름을 콜하자 1만4144명의 관중이 함성을 질렀다.

니혼햄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한 오타니는 시속 157km 직구를 포함한 14개의 공을 던져 1안타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곧이어 8회말 무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초구를 때려 내야 ‹“볼을 기록, 주자를 3루에 진루시켰다. 오타니는 9회초 우익수로 이동해 외야수비까지 했다.

구리야마 히데키 니혼햄 감독(52)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미래의 에이스 겸 4번 타자라는 목표를 위해 다양하게 시험했다. 우리는 진지하게 임하고 있고, 오타니와 약속한 것처럼 그가 '(투수나 타자)한쪽만 하고 싶다'고 할 때까지 이런 시도를 지속하겠다. 여러가지 걱정은 있지만 오늘 경기를 본 야구팬들이 '혹시 오타니라면 (투수 겸 야수) 할 수 있지 않을 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오늘은 아침부터 투수로서 등판을 준비하라는 지시가 있어 타격훈련도 안하고 4회부터 불펜에서 대기했다. 오늘은 처음이라서 약간 경황이 없었는데 피칭과 수비 등 모두 즐겁웠다. 매일 신선하며 재미있다"고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만화 같은 일을 실현하려고 하는 니혼햄과 오타니.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는 니혼햄의 선수육성법과 오타니라는 특별한 선수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이 도전을 국적이나 선호하는 팀에 상관없이 모두가 흥미롭게 지켜봤으면 좋겠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