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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2연승에서 나타난 대만 전력의 실체는?

예전의 대만이 맞나 싶다. 대만이 쾌조의 2연승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5일 대만과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 승리 시에도 2라운드 진출은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두 경기를 통해 나타난 대만의 전력, 도대체 얼마나 위협적일까.

▶타선

일단 팀 타율만 놓고 봐도 확 달라진 대만 타선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1회 대회 때 대만의 팀 타율은 2할6푼5리. 2회 대회 때는 2할3리로 추락했다.

하지만 호주전과 네덜란드전, 두 경기를 치른 3일까지 팀 타율은 2할8푼3리나 된다. 1라운드가 한창인 A조와 B조를 통틀어 단연 돋보이는 성적이다. A조의 쿠바가 2할2푼9리로 대만의 뒤를 이을 정도니, 극심한 빈타에 시달리는 WBC 참가팀 중 단연 돋보이는 성적이다.

1,2회 대회를 통틀어 1홈런에 그친 장타력도 개선됐다. 2경기서 이미 2개나 쳤다. 2루타 이상의 장타도 7개나 된다. 단순히 잘 맞는 것을 넘어, 일발장타로 해결 능력까지 생겼다.

대만은 호주전과 네덜란드전에서 타선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1번부터 6번까지, 그리고 9번 타순도 그대로였다. 7번과 8번만 바뀌었다. 가오즈강과 린홍위 중 누가 주전 마스크를 쓰냐에 따라 7,8번이 변동됐을 뿐이다. 타선 변화가 적다는 건 그만큼 안정돼있다는 말과 같다.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할 이는 일본프로야구 니혼햄에서 뛰는 외야수 양다이강이다. 양다이강은 공수주를 겸비한 리드오프다. 톱타자로서 공격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네덜란드전에서는 희생플라이와 투런홈런으로 3타점을 쓸어담으며, 점수차를 벌리며 승기를 굳히는 데 일조했다.

펑정민-린즈셩-추쯔치로 이뤄진 클린업 트리오의 화력 또한 막강하다. 셋은 5안타 1홈런 4타점 5득점을 합작했다. 언제 어디서 터질 지 모르는 클린업 트리오는 단연 경계 대상 1순위다.

▶마운드

일단 호주전과 네덜란드전에서 호투를 펼친 왕첸밍, 판웨이룬의 경우 투구수 제한 규정에 따라 한국전 등판이 불가능하다. 원투펀치가 이미 등판한 상황이라 선발투수의 경우 다소 예측이 힘들다.

앞선 두 경기 모두 마무리 천홍원 바로 앞에 나와 각각 1이닝 퍼펙트로 호투한 왼손 궈홍치는 과거 '한국 킬러'의 면모를 보인 바 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때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도하 참사'의 아픔을 안긴 주인공이다. 일단 불펜투수로 나설 확률이 높지만, 선발만큼 중요한 두번째 투수로 나와 한국을 강하게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고교생으로 WBC 대표팀에 뽑힌 우완 쩡전호도 조심해야 할 상대다. 지난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아시아야구선수권에서 두 차례나 한국을 상대로 호투를 펼쳤다. 서울에서 열린 청소년야구선수권에선 3⅔이닝 무실점했고, 성인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한 아시아야구선수권에선 6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한국은 대만전에서 150㎞대 강속구를 던지는 고교생, 그리고 140㎞대 후반의 무브먼트가 좋은 직구를 던지는 베테랑 좌완을 연달아 상대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마무리 천홍원 역시 2경기 모두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침묵하고 있는 한국의 방망이가 대만 마운드를 넘어설 수 있을까. 분위기를 탄 타선 만큼이나 마운드 역시 매섭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