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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대중과 손잡은 노희경 작가, 그 파괴력이...

SBS 수목극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 겨울)'이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그 겨울'은 '언어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노희경 작가가 진일보한 작품 세계를 선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는 항상 호평이 뒤따랐다. 인간의 감성을 따뜻하게 보듬는 노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체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저미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평가에 비해 시청률이 크게 높진 않아 '마니아 드라마'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하지만 '그 겨울'을 통해 노희경 작가는 대중성까지 품에 안았다. '그 겨울'은 15%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쟁쟁한 작품들과 경쟁에서 일군 성과라 더욱 값지다. 노희경 작가 특유의 감성은 유지하면서 대중성까지 겸비해 얻은 결과다.

'그 겨울'은 등장인물 감정의 진폭이 크다. 다양한 사건과 인물들의 관계가 유기적으로 얽히며 드라마가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기존 노희경표 드라마의 잔잔함을 넘어 1회부터 격렬한 액션신과 등장인물의 대립을 통해 강한 화학 작용을 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속도가 빨라져도 디테일은 놓치지 않았다. 드라마 속 각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선을 확실하게 드러내며 노희경 작가의 작품 세계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일본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여름'이 '그 겨울'의 원작이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노희경 작가가 원작이 있는 작품을 집필하는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노 작가는 '그 겨울'의 제작발표회에서 "이미 아는 이야기를 할 것 같으면 나서지 않았다"고 밝혔고 노 작가의 이야기는 드라마를 통해 증명됐다.

원작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여름이 배경이지만 '그 겨울'은 겨울에 바탕을 둔 작품이다. 노희경 작가는 "원작은 배경이 여름이지만 시니컬하고 쿨한 느낌인데 반해 우리 드라마는 계절은 겨울이지만 두 사람을 통해 점점 뜨거워지는 이야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방송이 시작된 이후 원작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 겨울'이 노희경 작가를 거치며 자신 만의 이야기와 질감을 가진 확연히 다른 이야기로 탈바꿈됐다는 의미다.

'그 겨울'의 제작 관계자는 "노희경 작가는 '그 겨울'의 시작과 끝이라 할 수 있다. 아직 절반도 방송되지 않았지만 대본 집필을 마칠 만큼 완성도가 높다. ' 겨울'은 '노희경표 드라마'의 새 지평을 여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