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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의 김인성 CSKA모스크바 입단, 이게 웬일

신데렐라가 탄생했다.

아마추어인 내셔널리그에서 뛰는 무명의 신예가 유럽 명문 클럽에 입단하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주인공은 강릉시청의 김인성(22). 매니지먼트사인 스포티즌은 김인성이 입단테스트를 거쳐 러시아 명문 CSKA모스크바로 이적했다고 1일 밝혔다. 실업축구연맹은 김인성의 이적동의서가 발급됐다고 확인했다. 이적료는 없다. 아마추어가 프로로 진출할 때는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CSKA모스크바는 일본의 간판 혼다 게이스케(26)가 활약하고 있는 러시아의 톱 클럽이다. 유럽에서도 명문으로 통한다. 1911년 창단, 러시아리그에서 10차례 우승(소비에트 톱리그 7회, 프리미어리그 3회)했고, 2005년 UEFA(유럽축구연맹)컵 챔피언에도 올랐다. 2011~2012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리그를 통과, 16강에 진출해 있다. 상대는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다. 22일(이하 한국시각)과 다음달 15일 16강 1, 2차전을 치른다. 스포티즌에 따르면 계약을 서두른 것은 유럽챔피언스리그 선수 등록 때문이라고 했다. 곽홍석 부사장은 "김인성이 빠르게 주전 자리를 확보할 경우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인성은 성균관대 시절 대학 선발로 한-일정기전인 덴소컵에 출전한 미완의 기대주다. 20세 이하 청소년대표로도 발탁됐으나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청소년월드컵 등 큰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사이 다른 눈을 떴다. 성균관대 2학년을 마친 후 해외진출을 노렸다. 좌절되자 2010년 강릉시청에 입단했다. 지난해 팀의 후기리그 우승을 견인했다. 강릉시청 김태수 코치는 "인성도 좋고, 전술 소화능력이 뛰어나다. 어느 팀에 가도 적응을 잘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른쪽 윙포워드로 1m80, 74kg인 그는 100m를 11초대 초반에 주파하는 스피드와 정확한 크로스와 뛰어난 골 결정력이 강점이다.

입단 과정이 영화같다. 3단계의 테스트 과정을 거쳤다. 지난해 11월 1차 테스트를 통과했다. 지난달 CSKA모스크바 리저브팀의 전지훈련에 초대됐다. 리저브팀 훈련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자 스페인에서 열리고 있는 1군 전지 훈련캠프에 전격 합류했다. 1군 훈련에서도 가능성을 인정받은 후 계약서에 사인하는 데 성공했다.

스포티즌은 레오니드 슬러츠키 CSKA모스크바 감독의 반응을 소개했다. 슬러츠기 감독은 "아직까지 김인성이 한국 국가대표팀에 발탁되지 않았다는 것과 K-리그에서 뛰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다. CSKA모스크바 역사상 김인성과 같은 케이스로 입단한 건 처음이다. 지금까지 훈련도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기대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고 한다.

스페인에서 훈련 중인 김인성은 해외 진출 꿈을 이뤘다. "수년 동안 유럽 진출을 염두에 두고 유럽에서 성공할 수 있는 나만의 강점을 강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빠른 스피드와 정확한 크로스로 유럽 선수를 압도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겠습니다." 출사표에 감격이 흘렀다.

러시아 프리미어리리그는 올해 새롭게 재편된다. 2012~2013시즌 부터 추춘제(정규리그를 가을에 시작해서 봄에 끝내는 방식)를 도입한다. 이에 앞서 3월부터 6월까지 K-리그의 스플릿 시스템과 동일한 방식으로 추가 리그가 치러진다. 결과에 따라 유럽챔피언스리그와 UEFA컵 진출팀, 강등팀이 결정될 예정이다. 김인성이 과연 어떤 날개를 펼까.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