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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개파문 주장 주인공, 자필 사과문으로 사죄



27일 전북 현대-세레소 오사카(일본)전에서 논란의 일본 대지진 플래카드를 걸었다고 주장한 네티즌이 나타났다. 그는 사죄의 뜻을 전했다.

이 네티즌은 29일 오후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에 자필로 쓴 대국민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 사과문은 온라인 축구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네티즌은 '안녕하십니까. 전북 현대 팬 여러분. 도민 여러분. 저는 27일 열렸던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일본을 자극하는 걸개(현수막)를 걸어서 물의를 일으킨 사람입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저는 모든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고자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 먼저, 이번 지진피해로 많은 아픔을 겪으신 일본과 일본 분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용서를 구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미꾸라지 같은 저 한놈 때문에 대한민국, 국민, 도민, 전북 현대 팬들분이 많은 상처를 받으셨고 충격을 받으시고 얼굴에 먹칠을 당하셨는데 제가 감히 모든 분들에게 용서를 구하고자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런 몰상식한 행동은 1차전 역전패에 대한 격분에서 시작됐다고 했다. '모든게 저의 잘못입니다. 제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지난 원정 1차전에서 3대4로 역전패한 것이 너무 화가 나고 격분한 나머지 철없이 이런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모든게 저의 잘못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네티즌은 자숙과 반성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했다. 서포터스 탈퇴에 대한 암시도 남겼다. '저는 이번 일을 계기로 해서 자숙·반성을 하며 전북 현대를 영원히 떠나고자 합니다. 다시는 이런 불상사의 불씨를 없애고자 우리의 전주성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을 떠나고자 합니다. 홈경기가 있는 전주성 출입금지는 물론 전주성 근처에도 얼씬거리지 않겠습니다'라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음을 알렸다.

마지막까지 반성의 의미를 담은 글로 용서를 빌었다. '끝으로 이번 철없는 사건으로 인하여 고통을 당하신 전북 현대와 MGB 연합 서포터스들에게 사과를 드립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뒷부분 생략)'라고 마무리지었다.

사건은 27일 전북과 세레소 오사카(일본)의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6대1 전북 승) 때 전북 서포터스 좌석(N석) 쪽에 일부 팬이 일본어로 적힌 '일본의 대지진을 축하합니다'는 내용의 종이 플래카드를 내걸어 시작됐다. 여기서 말한 대지진은 지난 3월 11일 일본을 강타한 규모 9.0의 강진이다. 그 지진으로 일본은 지금까지 행방불명을 포함 2만명 이상의 인명 피해가 났다. 전북 구단에 따르면 경기 시작 20분쯤 지나 오사카측에서 플래카드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항의해와 바로 철거했다. 하지만 일본 사진기자들이 이미 그 장면을 찍었고, 나중에 기사화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불씨가 한일 양국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걸개파문의 네티즌은 자발적으로 나서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자진신고에도 불구하고 법적 책임을 피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29일 경찰에 플래카드 관련자 수사 의뢰를 한 동시에 구단 차원에서도 서포터스 연합체 MGB와 함께 관련자를 찾기로 했다. 구단의 명예를 실추시킨 몰지각한 관련자를 찾아내 경기장 출입금지 제재와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