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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에 반한 유럽 '런던에서도 제일 잘 나가!'

"Bring YG To The London!"(YG를 런던으로!)

9일 오후 3시(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트라팔가 광장에선 YG 엔터테인먼트 관련 플래시몹(불특정 다수가 한 주제로 모이는 깜짝 집회)이 열렸다. 약 300명의 참가자들은 'Bring YG to the London(YG 소속 가수들을 런던으로 데리고 와달라)'는 구호를 외쳤다. 영국 현지에서 YG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무대를 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전한 것. 행사 전 예상했던 1400명에 비하면 적은 인원이었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본격적인 행사 시작 30분 전부터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다양한 인종의 참가자들이 한 명, 두 명 모습을 나타냈다. 옷차림도 알록달록한 원색의 '롤리팝 패션'과 빅뱅이 출연했던 의류 브랜드 광고의 의상으로 통일했다.

참가자들의 티셔츠 앞, 뒤엔 각자가 좋아하는 가수들의 얼굴 사진이 붙어 있었다. YG 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의 사진도 있었다. 한 참가자는 윗머리를 일자로 길게 땋아 올린 투애니원 산다라박의 헤어스타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손수 만들어온 플래카드엔 빅뱅 투애니원 등 YG 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들의 이름과 멤버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사랑해요', 'YG가 제일 잘 나가' 등 한글도 눈에 띄었다.

본격적인 행사는 빅뱅과 투애니원이 부른 '롤리팝'으로 시작했다. 서너명이 주도하고 나머지가 열광적으로 호응하는 형식이었다. 이들은 YG 엔터테인먼트 가수들의 안무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특히 따라하기 쉬운 포인트 안무 부분에선 300명이 하나가 됐다. 날렵한 움직임의 몇몇 참가자는 즉석에서 공중제비를 돌아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자 지켜보던 현지인들이 하나, 둘 몰려 들었다. 이들 역시 흥에 못 이겨 함께 춤을 추며 K-POP 축제를 즐겼다. 지나가던 여행객들은 기자에게 이따금씩 "무슨 일이냐", "빅뱅이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물으며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투애니원의 '파이어', '박수쳐', '내가 제일 잘 나가'와 원타임의 '핫뜨거', 승리의 '스트롱 베이비', 세븐의 '베터투게더', 빅뱅의 '투나잇', '러브송', '마지막 인사' 등 YG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다양한 노래를 불렀다. MBC '무한도전'을 통해 화제를 모았던 지드래곤-박명수의 '바람났어', 싸이-노홍철의 '흔들어 주세요'도 트라팔가 광장에 울려퍼졌다.

특히 지난 5월 교통사고 사망사건 이후 활동을 잠정 중단한 빅뱅 대성의 솔로곡 '베이비 돈 크라이'를 부를 땐 "대성 파이팅", "대성 사랑해"라는 응원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참가자들은 노래의 하이라이트 부분 가사인 '베이비 돈 크라이'를 '대성 돈 크라이'로 바꿔 불렀다.

트라팔가 광장에서 시작한 플래시몹은 런던 아이, 주영 한국 문화원으로 이어졌다. 약 1.6km에 달하는 거리였다. 하지만 참가자들의 얼굴엔 피곤한 기색보다는 즐거움이 가득했다.

이번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프랑스에서 왔다는 마리아(20)는 "가장 친한 친구가 한국인이라 K-POP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며 "투애니원과 빅뱅의 탑을 좋아한다. 한국을 알고는 있었지만 조금은 올드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K-POP을 알게 된 뒤 세련된 이미지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또 히잡을 쓰고 참가한 무슬림 소녀 사라(17)는 "유튜브와 SNS를 통해 K-POP을 알게 됐다"며 "K-POP 가수들이 전세계 슈퍼스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플래시몹은 약 한 시간 반에 걸쳐 진행된 뒤 끝을 맺었다. 정열적인 춤사위 뒤 얼굴이 발갛게 상기된 참가자들은 한국 문화원에서 음료를 마시며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빅뱅의 영국 팬클럽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리즈(19)는 "생각보다 적은 인원이 참가하긴 했지만 넘치는 에너지가 굉장히 좋았다. 모두가 즐겼기 때문에 숫자는 적었지만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영국 사람들은 지금, K-POP에 분명 푹 빠져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런던=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