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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사병 선수 속출' 벌써 60패 역대급 꼴찌팀, 알고보니 에어컨 없는 지옥 돔 때문?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세이부 라이온즈. 열악한 홈 구장 환경도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프로야구(NPB) 세이부는 현재 양대 리그를 통틀어 가장 낮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29일 기준으로 28승2무60패 승률 0.318. 압도적 꼴찌. 퍼시픽리그 5위인 오릭스 버팔로스와도 12경기 차가 나면서 사실상 포스트시즌은 물건너 갔고, 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지 않기만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세이부가 달라지기 위해서는 홈구장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 아사히신문 계열사 '아에라닷'은 30일자 보도에서 "세이부 홈구장인 베루나돔(세이부돔)에서 폭염으로 인한 더위가 문제가 되고 있다. 올해도 열사병이 의심되는 선수들이 속출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들도 구장 보수를 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고 전했다.

올 시즌 세이부의 투수 다카하시 미츠나리가 베루나돔 등판을 마친 후 급격히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병원으로 갔는데, 검진 결과 열사병이 원인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 7월초에도 지바롯데 소속 투수가 베루나돔에서 등판을 하던 도중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트레이너를 호출했고, 열사병 증세를 호소했다. 이밖에도 더위 먹은 선수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원인은 베루나돔의 구조적 문제다. 세이부의 홈 구장은 원래 지붕이 없는 전면 개방형 야외 구장이었다. 그러다 주위에 있는 호수의 영향으로 안개가 끼는 현상이 많아졌고, 이로인해 수비에 애를 먹게 되면서 1999년 지붕을 씌웠다.

역대 최초로 기존 야외 구장 위에 말 그대로 지붕을 얹는 독특한 형식의 현재 돔 형태가 됐다. 그런데 완전 밀폐 돔구장이 아니다. 기둥으로 지붕을 얹은 형식으로, 관중석 최상단과 지붕 사이에 커다란 구멍이 숭숭 뚫려있는 형태. 기이한 돔 구장이 탄생했다.

구조가 이렇다보니 에어컨이 없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야외의 바람이 솔솔 들어오지만, 최근 일본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기후이변으로 평균 기온이 상승했다. 일본의 여름은 섬나라 특유의 높은 습도로 인해 거의 매일이 폭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다보니 오히려 지붕이 열기를 한증막처럼 가두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에어컨이 없어서 관중들도, 선수들도 더위에 허덕인다. 여기에 모기와 각종 벌레들이 유입되는 문제도 있다.

한 야구계 원로는 '아에라닷'과의 인터뷰에서 "지붕을 처음 만들었을 때는 지금처럼 덥지 않았다. 여름에도 오히려 쾌적했다. 그러나 지금은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더위가 심해졌기 때문에 선수들이 베루나돔에서 뛸 수록 피로도가 누적된다고 호소한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세이부 구단에서 관중들에게 무료로 얼음을 나눠주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는 돔구장은 사우나일 뿐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