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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태하드라마' 박태하 포항 감독의 겸손 '울산, 부상 선수 많은 것은 행운'

[포항=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포항 스틸러스가 '동해안 더비'의 악연을 털어냈다.

포항은 지난해 울산 HD를 상대로 2무2패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올 시즌 개막전, 첫 만남에서도 아타루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대1로 패했다. 포항이 2년 만에 울산을 무너뜨렸다. 포항은 3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울산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에서 2대1로 승리했다.

선두권 싸움이 새로운 국면이다. 김천 상무가 29일 하루 먼저 치른 20라운드에서 대구FC를 2대0으로 제압하고 선두 자리를 꿰찼다. 승점은 39점이다. 울산이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승점 38으로 2위를 유지했다. 3위 포항은 승점 3점을 추가해 37점을 기록, 울산과의 격차를 1점으로 줄였다. 김천과도 승점 2점 차의 사정권이다.

박태하 포항 감독은 "중요한 시점에서 울산이라는 강팀을 만나 승리한 것이 기쁘다. 홈에서 무승부가 많아 심적으로 아쉬움이 많았다. 오늘 울산이란 큰 산을 넘어 이전 기억들이 싹 사라지는 느낌이다. 리그 진행에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올 시즌 포항의 지휘봉을 잡은 박 감독의 '동해안 더비' 첫 승이다. 그는 "중요한 시점에 따라가지 못하면 힘들다. 라이벌전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안도했다.

그리고 "개막전과는 다르다. 그 때는 정신없이 준비했고. 수비했던 기억밖에 없다. 지금 떠올리면 1실점밖에 하지 않은 것에 위안삼았다. 3개월이 지났는데 경기력 향상된 것을 볼때 앞으로 기대가 된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경기 전 "전방의 이호재 홍윤상 허용준의 컨디션이 좋다. 득점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예감이 적중했다. 박 감독은 "경기 초반 일찍 득점한 것이 승인이었다. 홍윤상과 이호재는 예전에 비해 집중력이 높아졌고, 훈련 때 골대 안에 들어가는 슈팅들이 눈에 많이 띄어 충분히 잘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우승' 얘기를 꺼내자 "아직까지 절대 없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는 생각일 뿐이다. 30라운드가 지나가면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울산이 부상 선수 많은 것이 우리로선 다행이고, 행운이었다"고 했다.

포항스틸야드에선 울산 팬들의 트레이드마크인 '잘~가세요' 노래가 두 차례 메아리쳤다. 전반 2-0으로 리드하자 '잘~가세요'가 반짝했다. 그리고 휘슬이 울린 후 경기장은 거대한 '잘~가세요', '떼창'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박 감독은 만감이 교차했다. 그는 "전반 중반 '잘~가세요'는 위험한 노래였다. 머리가 쭈뼛 서더라. 앞으로 경기 중에는 그 노래를 안 들었으면 좋겠다. 선수들도 신경쓰인다"고 고백했다. 물론 경기 후는 달랐다. 그는 "그건 아무래도 서포터스들의 재밌는 스토리다. 나도 듣기 좋았다"고 웃었다. 포항=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