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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골 10도움' 손흥민 또 외면...팬들이 뽑은 EPL 올해의 팀 제외, 홀란+왓킨스에 밀려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손흥민은 팬들이 보기에도 프리미어리그(EPL) 올해의 팀 선수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EPL 사무국은 28일(한국시각) 팬들이 선정한 2023~2024시즌 EPL 올해의 팀을 발표했다. 아쉽게도 손흥민의 이름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EPL 사무국은 팬들의 의견을 반영한 올해의 팀을 선정하기 위해서 총 60명의 선수로 구성된 올해의 팀 후보를 발표했다. 팬들은 각자 소신을 담아 투표했고, EPL 사무국은 팬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골키퍼 1명, 센터백 2명, 풀백 2명, 중앙 미드필더 2명, 공격형 미드필더 2명, 공격수 2명을 분류했다.

단 조건이 있었다. 통상적으로 EPL 빅클럽이 중소구단보다는 팬들이 더 많기에 빅클럽 선수들이 더 많은 표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1팀에서 최대 4명의 선수까지만 이름을 올릴 수 있도록 제한을 걸었다.

손흥민도 공격수 포지션에서 EPL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했다. 마테우스 쿠냐(울버햄튼), 다르윈 누녜스(리버풀), 카이 하베르츠(아스널), 알렉산더 이삭(뉴캐슬), 도미닉 솔란케(본머스), 크리스 우드(노팅엄 포레스트), 요아네 위사(브렌트포드) 등 총 9명의 선수들이 손흥민과 경쟁했다.

손흥민은 아쉽게 탈락했다. 팬들의 사랑을 받은 선수는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와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었다. 손흥민이 17골 10도움을 기록하면서 토트넘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지만 왓킨스는 19골 13도움, 홀란은 27골 5도움을 터트려 공격 포인트에서도 손흥민을 앞섰다.

왓킨스는 빌라가 토트넘과의 경쟁을 뚫고 4위 자리를 차지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홀란은 2시즌 연속 EPL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맨시티의 사상 첫 리그 4연패를 이끌었다. 개인 성적과 팀 결과면에서 손흥민과 토트넘이 밀릴 수밖에 없었다.

이로서 손흥민은 2023~2024시즌을 특별한 개인 수상 없이 마무리했다. 앨런 시어러가 선정한 EPL 올해의 팀에서도 손흥민의 이름은 찾아볼 수가 없었으며 토트넘 올해의 선수 역시 손흥민이 아닌 미키 판 더 펜의 몫이었다.

개인 수상도 선수 평가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지만 이제 손흥민한테 개인 수상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만 해도 아시아 역대 최고의 선수다. 아시아 역대 최고 발롱도르 순위를 기록한 선수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가능하다.

지난 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답답한 전술 운영 속에 희생양이 됐던 손흥민이 부활을 선언했다는 게 중요하다. 1992년생으로 지난 시즌 부진하자 에이징 커브가 왔다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손흥민은 해리 케인 없이도 자신이 리그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한편 EPL 사무국에서 분석한 왓킨스와 홀란 선정 이유도 비슷했다. 왓킨스를 두고는 '페널티킥 득점 없이 왓킨스는 19골을 터트리면서 13도움으로 리그 도움왕도 수상했다. 빌라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의 선봉이었다'고 설명했다.

홀란에 대해선 'EPL 2번째 시즌에도 31경기 27골을 터트렸다. 득점왕으로서의 자리를 지켰다. 다시 맨시티가 EPL 정상에 올라 4시즌 연속 우승에 일조했다'고 평가했다.

좌우 측면에는 콜 팔머(첼시)와 필 포든(맨시티)이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팔머는 맨시티에서 첼시로 이적하자마자 22골 11도움을 기록하면서 EPL 최고의 유망주로 떠올랐다. 팔머가 이 정도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는 첼시 팬들도 예상하지 못했다.

포든은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맨시티의 에이스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경기력에 비해 공격 포인트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번 시즌 19골 8도움을 터트리면서 홀란이 없을 때 맨시티의 득점을 담당했다. 맨시티의 우승을 만든 마지막 경기에서도 포든은 펄펄 날았다.

중원의 두 축은 케빈 더 브라위너와 로드리(이상 맨시티)였다. 더 브라위너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서 시즌 절반을 날렸지만 복귀한 뒤에는 건재함을 확실하게 과시했다. 18경기를 뛰면서 15승 3무로 맨시티의 후반기 무패행진을 주도했다. 18경기에서 4골 10도움을 올렸다. 더 브라위너가 정상적인 몸상태였다면 도움왕은 왓킨스가 차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로드리는 설명할 필요가 없는 맨시티 우승의 일등공신이다. 중앙 미드필더로 뛰면서 8골 9도움이라는 공격 포인트도 대단하지만 로드리의 출전 유무에 따라 맨시티의 경기력이 달라졌다. 로드리가 출전한 리그 34경기에서 맨시티는 패배를 몰랐다.

좌우 풀백 자리에선 벤 화이트(아스널)와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리버풀)가 팬들의 인정을 받았다. 화이트는 다재다능한 수비수가 얼마나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화이트의 존재 덕에 아스널은 공수의 밸런스를 확실하게 맞출 수 있었다. 아스널의 리그 최소 실점에도 크게 기여했다.

아놀드는 3골 4도움을 기록하며 과거에 비해 공격 포인트는 적었지만 이번 시즌에도 날카로웠다. 아놀드의 출전 유무에 따라 리버풀 공격 퀄리티가 달라졌다. 아놀드가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면 리버풀은 시즌 막판까지 우승 경쟁에 참여했을지도 모른다.

중앙 수비 자리엔 아스널 센터백 듀오인 윌리엄 살리바와 가브리엘 마갈량이스가 이름을 올렸다. 우승은 맨시티가 해냈지만 수비는 아스널이 가장 뛰어났다. 아스널이 리그 최소 실점을 기록할 수 있었던 기반에는 살리바와 마갈량이스의 뛰어난 헌신이 있었다.

살리바와 마갈량이스와 함께 아스널 수비를 책임졌던 다비드 라야가 팬들이 선정한 EPL 최고의 골키퍼였다. 최다 클린시트 기록까지 챙기면서 골든 글러브를 받은 라야는 아스널로 합류한 뒤로 뛰어난 판단력과 선방력으로 사랑을 받았다.